미국 캘리포니아대의 데이빗 필립 교수는 “중국인과 일본인이 4일에 심장마비로 죽을 확률이 다른 날보다 7%나 높게 나타났다”고 영국의학지 최근호에 발표했다.
이 결과는 연구팀이 1973년부터 98년까지 미국에서 죽은 중국인 및 일본인 20만 명과 4700만 명의 미국인을 조사한 결과 나타났다. 만성적인 심장 실환을 포함하면 중국인과 일본인이 4일에 죽을 확률은 13%나 높았으며, 이런 현상은 이들이 많이 사는 캘리포니아에서 더 강하게 일어났다.
필립 교수는 중국인과 일본인이 4라는 숫자를 죽음을 연관짓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국을 포함해 한자를 쓰는 나라는 4(四)가 죽음을 뜻하는 한자인 ‘死’와 음이 비슷하기 때문에 옛날부터 매우 싫어했다.
옛날 건물에는 4층을 만들지 않거나 ‘F층’ 등으로 달리 표현하는 일이 많았다. 4일이 되면 한자권 사람들은 죽음을 연상하거나 죽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생기면서 스트레스가 커지기 때문에 실제로 심장마비가 잘 일어난다는 것이다.
연구팀의 조사 결과 기쁜 날을 앞두고 있으면 거꾸로 사망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죽음을 앞둔 환자가 손자의 결혼 등을 앞두고 있으면 살려는 의지가 강해져 일단 경사가 지난 다음에 죽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필립 교수는 “미신이나 희망은 마음먹기에 따라 죽음을 앞당기거나 늦출 수 있다”며 “4일이 돼도 부담을 느끼지 말고 마음을 편안히 하면 심장에 주는 스트레스가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