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에는 “교육부총리, 교육부차관, 국회교육위원장 등 행정부 입법부의 교육라인을 서울대 교육학과 선후배 동문들이 모두 장악해 교육계의 트로이카 체제를 구축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 부총리는 이 대학 교육학과 13회, 최희선(崔熙善) 차관과 이 위원장은 18회다.
‘우리 학교 출신이 이렇게 출세했다’는 동정은 동문회 소식지에서는 흔히 보지만 국회 교육위원장실에서 이런 자료가 나온 데 대해서는 한심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기자들의 비판적인 취재가 이어지자 교육위원장실은 보도자료를 취소하고 “없던 일로 해달라”고 당부했다.
개인적 인간관계로만 본다면 부총리에 발탁된 동문을 위해 얼마든지 축하할 수도 있다. 또 한 대학의 같은 학과에서 한꺼번에 여러 요직을 맡은 게 자랑스러운 일일 수도 있어 그 자체를 탓할 것은 못된다.
그러나 입법부의 중요한 자리를 맡은 공인이 공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결국 취소해야 할 내용의 보도자료를 낸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교육부를 견제해야 할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장의 자세가 이런 정도라면 국정감사인들 제대로 되겠느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여권의 모 인사가 대통령비서실장일 때 동문들이 잘 나갔다는 말이 나온 것도 바로 공사구분을 제대로 못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동문이라서, 동창이라서 밀어주고 끌어주는 ‘끼리끼리’의식이 우리 사회에 끼치는 폐해는 각종 ‘게이트’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누가 어떤 자리를 차지했느냐보다 어떤 일을 얼마나 잘했느냐를 따지는 세상이 돼야 한다.
이인철 사회1부 inchul@do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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