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이사람]사이버고수 1세대 ‘보초병’ 박동운씨

  • 입력 2002년 1월 31일 17시 34분


그는 한 때 지독한 가난을 겪기도 했고 전 재산을 주식투자로 날린 쓰라린 경험도 했다. 지금은 한국 증권가 재야의 최고수가 됐지만 그는 아직 이런 실패의 경험을 잊지 않고 있다.

개미투자자를 지켜준다는 의미의 ‘보초병’이라는 필명으로 널리 알려진 사이버 증권 애널리스트 박동운씨(39·사진).

박씨는 주식투자 시작의 동기가 ‘대학 학비 마련’이었을 정도로 젊은 시절을 가난하게 보냈다. 89년 회사 면접시험에 입고 갈 양복이 없어 한 겨울에 낡은 여름 양복을 빌려 입고 시험을 치르기도 했다. 취업 후 내집 마련의 꿈을 안고 적금을 들었던 1000여만원으로 2차례 주식투자에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개인투자자의 설움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정보도 없었고 주식투자 기법을 배울 곳도 없었죠.

98년부터 그는 한국 증시에서 생소했던 차트 분석을 통해 상승 종목을 발굴해나가면서 이름을 알렸다. 박씨는 “이제 조금 안정을 찾았지만 과거 실패의 경험 때문인지 힘없는 개인투자자에게 많은 관심이 간다”고 말했다.

“많은 사이버 고수가 있지만 그 중 보초병만이 유일하고 진실한 개미의 친구”라는 한 네티즌의 평가는 그의 이런 태도에서 비롯된 것. 그는 아직도 전화나 e-메일을 통해 들어오는 개인투자자의 무료 상담 요구를 귀찮아하지 않는다.

지난해 말부터 그는 골드마인(www.goldmine.ne.kr)이라는 유료 증권정보 사이트를 개설하고 본격적인 사업가의 길에 들어섰다. 궁극적인 꿈은 증권사를 운영하는 것.

“힘 없는 개인투자자로 주식을 시작했기 때문에 끝까지 개인투자자를 위한 조언을 하며 살고 싶습니다. 꿈이 이뤄져 증권사를 차리게 되더라도 철저히 개인을 위한 운영을 하고싶습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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