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시가총액의 37%를 갖고있는 주식시장의 최대 ‘큰 손’인 외국인의 향후 행보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이 29일 태도를 바꿔 763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 한데 이어 30일 2226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에 따라 상승세를 보이던 종합주가지수는 이틀 연속 하락했다.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들였으나 지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외국인은 31일 코스닥시장에서 37억원을 순매도하고 거래소시장에서 151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로 지수가 24.58포인트 떨어진 30일 한국증시에는 이를 속 시원하게 설명할만한 악재가 없었다. 왜 외국인은 많은 주식을 팔아치웠을까.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 내구재주문 등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웃돌았으나 엔론 K마트 등 잇따른 부도로 분식회계 문제가 불거지면서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미국 주가가 하락하자 외국인이 한국에서 주식을 팔아 현금 비중을 다소 늘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증권전문가 사이에서는 지수가 단기 급등했기 때문에 외국인이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주가가 많이 오른 주식 일부를 팔고있다는 시각이 우세한 편이다.
홍성국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올들어 외국인이 업종대표주 일부를 팔아 비중을 줄이는 대신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중저가 대형주를 사들이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며 “외국인이 이익을 일부 실현하고 있지만 현금화한 돈을 외국으로 송금하지 않고 있어 조정장세에 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외국인의 매도 우위는 장기간 계속 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외국인이 관심을 갖는 중저가 대형주나 구조조정 관련주 등을 저점에서 매수하는 전략이 좋다는 지적이다.
김영익 대신경제연구소 투자전략실장은 “외국인이 신흥시장 가운데 한국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데다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오르면서 선진국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 주가가 오르고 환율이 안정되면 외국인의 매수행진은 계속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상철기자 sckim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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