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항에 도착한 뒤 가진 현지 한인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시민권 취득이 병역을 회피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으나 결과적으로 군대에 가겠다고 한 말을 뒤집은 데 대해 팬들의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소속사인 웨스트사이드 미디어 측은 “음반 계약이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유씨는 오랜 자숙기간을 가진 뒤 법적 절차를 밟아 활동을 계속하면서 팬들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씨는 지난달 중순 공익근무를 앞둔 상태에서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으며 특히 2년 전에 시민권을 신청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많은 이들의 분노를 샀다.
병무청은 최근 유씨가 공익근무 영장을 받고 미국으로 건너가 시민권을 받은 것으로 보아 병역 기피 혐의가 짙다며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입국 금지를 신청했었다.
법무부 관계자는 “유씨가 입영 통보를 받고 출국한 뒤 국적을 포기한 것은 병역의무를 회피한 것으로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며 “유씨가 국내에서 영리활동을 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는 만큼 입국 자체를 막아야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인 유승준씨 여권 ▶
유씨에 대한 입국 거부 조치에 대해서는 법무부의 인터넷 홈페이지가 한때 다운될 정도로 찬반 양론이 뜨겁게 벌어지고 있다.
회사원 권성율씨(31·서울 동작구 사당동)는 “젊은 층에 병역 기피 풍조를 만연시킬 수 있는 유씨를 들어오지 못하게 한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주부 서소영씨(32·서울 관악구 봉천동)는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군복무를 하지 않는 사람이 한둘이 아닌데 유씨만 입국 거부한 것은 억지”라는 글을 올렸다.
한편 유씨의 팬 300여명은 3일 오후 서울 강서구 등촌동 SBS공개홀 앞에서 빨간색 비옷에 마스크를 하고 입국 거부 조치에 항의하는 침묵 시위를 벌였다.
허 엽기자 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