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도달할 수 없을 것 같은 높이의 림(높이 3.05m)을 정복한 뒤 전승기념물처럼 위에서 아래로 내리꽂는 슬램 덩크는 보는 이로 하여금 전율을 느끼게 할 정도.
올 시즌 미국프로농구(NBA) 올스타 투표에서 득점 랭킹 5위의 빈스 카터(토론토 랩터스)가 최고 인기선수로 부상할 수 있었던 것도 ‘거의 예술적인 경지’로 평가되는 그의 다양하고 호쾌한 덩크슛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도 전성기 시절 자유투 라인에서 솟구쳐오르는 ‘에어 덩크’로 명성을 더 높였다.
국내 무대에서도 외국인 선수들의 가세 이후 덩크슛이 일반화되고 있는 추세. 여전히 용병들의 독무대지만 점차 경기 중 덩크슛을 시도하는 국내 선수들이 늘어나는 긍정적인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올 시즌 국내 코트에서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있는 덩크왕 경쟁은 퍼넬 페리(SBS 스타즈)와 마르커스 힉스(동양 오리온스), 래리 애브니(모비스 오토몬스)의 3파전.
키는 1m93으로 크지 않지만 몸무게는 106㎏에 달하는 거구인 페리는 보디빌더를 연상시키는 근육질의 몸매에서 터져나오는 탄력을 바탕으로 경기당 1.85개의 덩크슛을 성공시키며 1위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 동양을 선두로 이끌고 있는 힉스(1m96)는 5일 코리아텐더 푸르미전에서도 3개의 덩크슛으로 상대의 기를 제압하는 등 경기당 1.77개로 2위에 올라 있고 에브니(2m)가 경기당 1.72개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최근 열린 올스타전에서 덩크왕에 올랐던 안드레 페리(삼보 엑써스)는 경기당 0.97개로 6위.
하지만 덩크슛은 보는 사람들에게 쾌감을 주는 만큼 승부와의 연관성은 높지 않다. 오히려 체력소모에다 부상만 초래할 우려가 높아 감독들의 입장에선 선수들에게 섣부른 덩크슛 시도를 자제하라고 당부할 정도. 랭킹 2위 힉스가 부상을 우려한 팀의 제지로 올스타전에 불참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올 시즌 국내 선수 중에서 경기 중 덩크슛을 시도해 성공한 선수는 단 2명.
서장훈(SK 나이츠)이 39경기에서 8번의 덩크슛을 시도해 7개를 성공(경기당 0.18개)시키며 전체 19위에 올라 있고 루키 송영진(LG 세이커스)이 단 2번의 덩크슛 중 1번을 성공시키며 체면을 세웠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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