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MBC특집극'가화만사성'…부부역할 뒤집기로 가부장 풍자

  • 입력 2002년 2월 8일 14시 58분


‘여성 상위’시대이라지만 설날이면 떡국 끓이고 부침개 부치는 일은 여전히 여성들의 몫이다. MBC가 13일 방영하는 설날 특집극 ‘가화만사성’(오전 9·30)은 남녀 간 역할 뒤집기를 통해 기존 남성 위주의 가족관을 코믹 터치로 풍자한다.

현수(강성민) 미혜(허영란) 커플은 대학 시절 사고(?)를 쳐 일찍 결혼해 아이도 낳은 20대 중반 부부. 어느날 이들이 함께 몸담고 있는 회사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평소 상사와 잦은 트러블을 일으킨 현수는 전격 해고된다.

평소 가사 일에 관심이 많던 현수는 과자 만드는 법을 배우지만, 예비역 해병대 중령 출신 장인 정태(연규진)에게 발각돼 구박받는다. 회사에서 계속 승승장구하는 미혜는 덩달아 그런 남편을 못마땅해 한다.

‘가화만사성’의 설정은 얼핏 외환 위기 이후 움츠려든 한국 남성들의 자화상을 코믹하게 풀어가려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드라마는 ‘마초’의 상징인 현수의 장인이 사위를 인정하면서 남성들의 ‘또다른 역할’에 주목한다.

해병대 후배들을 동원해 현수에게 정신 교육까지 시킨 장인은 퇴직금을 투자한 사업이 부도나자 그 충격으로 쓰러지고, 그를 간병하는 한수를 서서히 받아들인다. 그리고 한수가 추진해 온 과자 사업이 번창하자 정태는 한수 일을 돕게 된다.

지난해 MBC 아침드라마 ‘내 마음의 보석 상자’ 등에 출연했던 강성민이 처음으로 드라마 주연을 맡았다. 지난해 화제를 모은 MBC 주말극 ‘그 여자네 집’에서 차인표의 동생으로 출연한 허영란이 새침떼기 커리어 우먼역을 맡았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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