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을 허용한 김병현에게 모든 관심이 집중되었고, 그나마 애리조나가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김병현의 홈런악몽은 야구팬들에 기억속에서 사라지는듯 했다.
그러나 김병현의 홈런악몽이 없었다면 2001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의 명승부는 나올수 없었기에 월드시리즈를 이야기하기엔 김병현의 홈런악몽이 필요충분조건이였다.
이와는 달리 김병현 자신은 우승이후 홈런악몽을 잊기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다.
미국현지에서의 주목도 부담스러울판에 김병현의 활약상을 지켜본 한국팬들과 언론은 그가 입국하기만을 손꼽아 기다렸고, 그때부터 김병현과 언론과의 싸움은 시작됐다.
입국날짜의 수시변경과 귀국장에서의 짧은 인터뷰이후 언론에 노출을 극히 꺼렸다. 언론의 영웅만들기와 그를 보고싶어하는 팬들 앞에 나서지 않았다. 쏟아지는 방송출연과 수십억을 제시하는 광고업계의 러브콜에도 아랑곳 하지 않았다.
급기야 지난해 11월29일 모교인 무등중학교를 소리소문없이 방문했을때 그를 기다리는 취재진을 보자마자 줄행랑을 쳤다. 이후 김병현에겐 대인기피증이니 소극적이니 정신적 결함이 있다는등의 괴짜행동의 소유자로 비춰졌다.
그의 평소 내성적 성격을 감안하면 충분히 받아들일수 있는 일들이 과대해석 되었던 것이다.
이후 김병현은 귀국때와 마찬가지로 소리없이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조용히 2002시즌을 준비하던 김병현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지난 11일 기자들과의 인터뷰 자리에서 월드시리즈의 홈런악몽을 잊기위해 자신감회복을 위해 어쩔수 없이 피해야 했음을 밝혔다.
또한 잘한것 없이 홈런을 맞아 유명해졌을뿐 팀의 우승이 아니었으면 지금의 자신은 없었을 것이라며 그때의 아픔을 이야기했다. 예상되로 김병현은 성격이상자도 괴짜행동의 소요자도 아니었다.
잘못이 있다면 홈런악몽에 시달리는 김병현 자신의 아픔을 이야기거리와 화제거리로 만들려 했던 한국팬들과 언론의 지나친 관심이 잘못되었을뿐.
이제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지난날의 홈런악몽을 깨끗이 잊으려는 마음은 분명했다. 또한 자신이 힘들고 지쳐있을때 힘이 되어줬던 교민들의 숨은 응원과 격려의 말에 감사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리고 스프링캠프로 떠나기전 김병현은 조용히 입을 열였다.
4월2일 올시즌 개막전에 앞서 받게될 챔피언 반지를 자신의 손가락에 아닌 팬들에게 기중할 뜻을 밝혔다. 한국팬들의 응원과 미국현지 교민들의 격려에 자그만하게 보답을 하기위해서...
몇십년간 선수생활을 해도 끼기 힘든 것이 우승반지이며, 우승반지를 위해 팀을 옮겨다닐 정도로 메이저리거라면 꿈꾸는 것이 우승반지일 정도로 그 값어치는 돈으로 환산할수 없을 정도로 선수에게 있어선 명예롭다.
이런 반지를 김병현은 조용히 내놓았다.
다시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장담도 못하는 우승반지를 아무런 댓가없이 내놓았다.
김병현을 보지 못한 한국팬들은 김병현이 이뤄놓은 우승반지는 볼수 있게 되었다.
김병현은 이렇게 홈런악몽을 잊고 커가고 있는 중이다.
[제공 : http://www.entersport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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