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여성]두피모발전문 스벤슨코리아 고승연 지점장

  • 입력 2002년 2월 17일 17시 32분


‘성공한 의사 빌 하퍼드는 난교 파티에 가기 위해 옷을 빌리러 한 가게를 찾는다. 가게 주인은 머리가 벗겨진 사람이다. 빌이 의사인 것을 알아챈 가게 주인은 머리카락을 되찾는 방법을 묻는다. 빌은 “그건 두피모발전문가(trichologist)에게 상의하세요.”라고 대답한다.’

영화 ‘아이즈 와이드셧’의 한 장면이다. 많은 사람들이 크게 주목하지 않았을 이 장면을 스벤슨코리아의 여의도지점장 고승연씨(39·사진)는 인상깊게 기억하고 있다. 왜냐하면 고지점장 스스로가 한국에서 3명뿐인 국제 공인 두피모발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두피모발학은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이미 유명한 최신 학문입니다. 머리카락에 대한 여러 가지 고민을 상담해주고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두피모발학자가 할 일이지요.”

고지점장은 홍콩 케세이 퍼시픽 항공, KLM 네덜란드 항공 등에서 통역담당 스튜어디스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자주 다녔던 유럽에서는 두피모발 관련 산업이 번창하고 있었고 98년 한국에 스벤슨코리아가 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는 진로를 바꿨다. “기회가 오면 그것을 낚아채야 한다”는 고지점장은 지금 생각해도 진로를 바꾼 것은 ‘아주 잘 한 일’인 것 같다고.

“머리카락이 빠지는 이유는 남성 호르몬과도 관련 있지만 직장생활하면서 받는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이지요. 특히 여성 탈모의 원인은 대부분 스트레스예요. 직장생활하는 여성이 늘어나면서 여성고객도 점점 늘고있어요. 한 45%정도 되려나?”

여의도 지점인지라 고객층도 다양하다. 증권 금융계통의 직장인부터 유명 연예인 방송관계자, 대기업 오너, 결혼을 앞둔 청춘남녀까지. 이들로부터 받은 감사편지를 모아서 만든 앨범이 벌써 5권이나 된다.

스벤슨코리아에서는 많은 여성들이 상담사로 일하고 있다. 상담사의 조건은 두피모발학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어야하고 고객이 솔직히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도록 심리상담에도 강해야한다. 외국계 회사이므로 영어로 의사소통이 돼야하며 간호사 경력자, 생물학과 등 이과계통 전공자, 피부에 대한 학습경력이 있는 사람 등이 선호된다.

“여성이 상담사 역할을 하면 더 잘하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남성 상담사에 대해서는 고객이 의사를 대하듯 거리감을 두기 쉽거든요. 남을 편안하게 해주고 전문지식을 쌓을 도전정신이 있는 사람이면 적합합니다. 물론, 도전정신이 필요한 것은 이 일 뿐만이 아니겠지요?”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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