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스테이션2 밀수품 때아닌 '사자'바람

  • 입력 2002년 2월 17일 17시 32분


22일 소니사의 비디오게임기(콘솔) ‘플레이스테이션2’의 시판을 앞두고 서울 용산전자상가 테크노마트 등 전문 전자상가에서는 ‘보따리 장사’들이 들여온 밀수품 콘솔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22일부터는 전자상가 상인들도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로부터 정품을 공급받아 판매하고 밀수품과 불법복제 소프트웨어에 대한 검찰의 단속이 강화될 전망이어서 ‘보따리 제품’은 더 이상 설 자리를 잃게 되기 때문이다.

밀수품은 전자상가 상인들이 복사본 게임타이틀도 작동하고 DVD타이틀도 지역 제한없이 볼 수 있도록 개조해 판다. 정품에서는 돌아가지 않는 복사본 게임을 개당 5000∼8000원에 구입해 사용할 수 있으며 외국에서 구입한 무삭제 DVD타이틀도 자유롭게 재생해 볼 수 있다는 ‘잇점’ 때문에 정품 출시를 앞두고 판매량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

서울 원효로 전자랜드 지하1층 게임매장에서 플레이스테이션2를 구입한 대학생 김모씨(20)와 박모씨(20)는 “정품을 구입하면 5만∼6만원대의 비싼 게임타이틀을 사야하기 때문에 밀수품 구입을 서둘렀다”고 말했다. 반면 상인 최모씨(30)는 “22일까지 재고를 모든 처분해야 하기 때문에 수요가 두 배 이상 늘었는 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값을 내려 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복사본 게임은 어떤 형태로든 싼 값에 암거래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테크노마트 A유통의 이모씨는 “정품 게임기가 출시 되더라도 즐길 수 있는 정품 게임이 10여가지 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양한 게임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용산전자상가 일대에서 거래되는 플레이스테이션의 가격은 평소보다 3만∼4만원 떨어진 35만원선. 정품 가격보다는 1만원정도 싼 가격이다.

플레이스테이션2는 1994년 일본의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사가 개발한 32비트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의 후속작. 2001년 3월 128비트로 업그레이드 됐고 DVD 재생기능까지 갖췄으며 미국 유럽 일본을 중심으로 2500여만대가 팔렸다. 플레이스테이션2는 세계 비디오 게임기 시장의 약 70%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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