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병원 류머티스 치료팀은 98년 세워진 류마티스병원을 가리켜 이같이 말한다. 말 그대로 다른 3차 진료기관(대학 및 종합 병원)에서도 못 고치는 병을 치료하는 병원이라는 뜻. 치료팀은 “오만처럼 들릴지 몰라도 그만큼 책임감을 무겁게 느낀다”고 말한다. 실제로 이 병원을 찾는 상당수 환자가 다른 대학병원을 거쳐 오는 사람이다.
치료팀을 진두지휘하는 사람은 김신규 원장. 그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류머티스 질환을 진단하는 대식세포주를 확립하고 혈액 검사로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진단시약을 개발했다. 이와 관련된 국내외 특허만 5개를 가지고 있을 정도.
김 원장의 뒤를 받치고 있는 사람은 류마티스 내과의 유대현 배상철 정성수 전재범 김태환 교수. 특히 유 교수는 각종 첨단 치료제의 임상시험을 주도하고 있고, 배 교수는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가 장기적으로 환자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한국형 측정 도구를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이 밖에 이 류머티스병원에는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방사선과 등의 전문 의료진이 함께 일하고 있어 ‘원스톱’ 의료서비스가 가능하다.
치료팀에 따르면 류머티스 질환에는 크게 △손가락 손목 발 등의 관절이 붓거나 쑤시는 류머티스 관절염 △피부와 신경조직, 장기 등이 파괴되는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척추와 인대, 힘줄 등에 염증이 생기는 강직성 척추염 △근육 등에 통증이 오는 섬유조직염 등이 있다.
이 같은 질병이 생기는 정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많은 의사와 생리학자들은 우리 몸의 ‘파수꾼’ 역할을 해야 할 면역세포가 오히려 자신의 몸을 공격해서 생기는 면역질환이라고 여기고 있다.
병원을 찾는 사람의 대부분은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로 국내에는 인구의 1% 정도인 40여만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10%는 저절로 치유되고, 10%는 급속히 악화된다. 70∼80% 정도는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악화되는 환자다.
가장 흔한 증세는 관절이 붓고 열이 나며 통증이 생기는 것.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뻣뻣한 증상이 30분 이상 계속된다. 퇴행성 관절염이 손의 가운데 마디뼈에 잘 생기는 반면 류머티스 관절염은 손의 첫마디와 끝마디뼈 등에 잘 나타난다.
유 교수는 “첫 증상을 발견했을 때 6주 이내에 병원을 찾아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치료의 기본은 엔브렐 레미케이드 등 항류머티스성 약제를 환자의 증세에 따라 조합해 투여하는 것. 꾸준히 치료를 받으면 환자의 70% 이상은 증세가 호전되며 정상인과 다름없이 생활할 수 있다.
이 밖에 이 병원에서는 외과 수술이나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치료를 한다. 특히 류머티스병원에서는 방사성 동위원소인 홀뮴 166을 환자의 몸에 투여하는 2단계 임상시험을 진행중이며 현재까지 치료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초창기 병원을 이끌던 김성윤 원장이 떠났다고 해서 병원 매출이나 환자, 연구 논문 수 등에서 달라진 것은 전혀 없습니다.”
지난해 5월 국내 류머티스 치료의 ‘대부’로 알려진 김성윤 전 원장이 떠나면서 시중에는 “한양대 류마티스병원이 ‘이빨 빠진 호랑이’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그러나 의료진은 “오히려 적체된 환자가 줄어들어 치료효과가 더 나아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김 전 원장이 떠났을 때 적체 환자수는 2만5000여명으로 진료 접수를 한지 최소 6개월은 지나야 첫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지난해 말까지 진료시간을 연장하며 모든 내과 전문의들이 달라붙어 적체 환자를 돌봐야 했다.
배 교수는 “류머티스 질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라고 강조했다. 만성 질환이기 때문에 전문의와 함께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 또 일부 환자는 관절염에 좋다며 고양이와 지네 등을 먹기도 하는데 전혀 근거가 없다고 배 교수는 덧붙였다.
“환자의 80% 이상은 30∼50세의 여성입니다. 이 때문에 류머티스 질환을 ‘여성의 병’이라고 말합니다. 김장철이면 여성 환자가 폭증합니다. 가족 모두가 가사를 분담하고 치료를 도울 때 건강한 어머니와 아내, 누이와 함께 살아갈 수 있습니다.”
▼김성윤-김호연 '兩金'시대 열어…
국내 류머티스 전문병원으로는 98년 발족한 한양대 류마티스병원이 최초이자 현재까지 유일하다. 이 병원은 한양대병원 내의 류마티스센터가 발전해 독립한 것.
개인별로는 한양대 류마티스병원장이었던 김성윤내과의원의 김 원장과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김호연 교수가 류머티스 질환 치료의 ‘양김(兩金)’ 시대를 이끌어 왔다. 김 원장은 부드러운 음성에 수려한 용모까지 갖춰 환자들 사이에서는 ‘스타’로 통한다. 김 교수는 관절염 치료제를 개발해 국제 특허를 출원하는 등 진료뿐만 아니라 연구 분야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 밖에도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조철수,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이수곤, 서울대병원 송영욱, 일산백병원 이윤주, 삼성서울병원 고은미,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김현아교수와 한강성심병원 김광남 교수가 명의로 꼽힌다. 특히 김광남 교수는 46세에 전공을 바꿔 미국 연수를 받았으며 국내 유일의 소아 류머티스 질환 전문의다.
지방에는 부산 동아대병원 정원태, 부산대병원 김성일, 대구 영남대병원 이충기, 파티마병원 송용호, 전남대병원 이신석 교수가 명의로 꼽힌다.
▼류머티스 치료 분야 전국명의▼
분야 | 이름 | 소속 | 전화 |
류머티스 내과 | 배상철 유대현 | 한양대 류마티스병원 | 02-2290-9216, 7 |
김호연 조철수 | 가톨릭대 강남성모 | 02-590-1427 | |
이수곤 | 연세대 신촌세브란스 | 02-361-6040 | |
송영욱 | 서울대 | 02-760-2211 | |
김성윤 | 김성윤내과 | 02-517-9293, 9393 | |
정원태 | 부산 동아대 | 051-240-5020, 1 | |
김성일 | 부산대 | 051-240-7580 | |
이충기 | 대구 영남대 | 053-620-3200 | |
송용호 | 대구 파티마 | 053-940-7920 | |
이신석 | 전남대 | 062-220-6590 | |
소아과 | 김광남 | 한림대 한강성심 | 02-2639-5200 |
차지완 기자 maruduk@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