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행정부와 공화당은 그동안 일본에 대해선 ‘불개입주의’를 표명해 왔다. 여기에는 과거 클린턴 정권이 일본경제에 대해 노골적인 압력을 가해 미일관계를 해쳤다는 반성도 작용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보좌관도 부시 대통령의 방일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경제 프로그램을 어떻게 디자인할지는 일본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미 행정부 내에서는 더 이상 일본의 경제회복 대책을 일본의 선의에만 맡겨놓을 수 없다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4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권이 ‘고통을 동반하는 개혁’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출범했을 때만 해도 상당한 기대를 걸었지만 아직까지 부실채권문제에 진전이 없고 디플레이션만 심화돼 왔다는 것이다. 고이즈미 내각이 마련중인 디플레이션 종합대책에 대해서도 별로 새로울 것이 없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미 정부 내에서는 “일본은 위기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