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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는 이내 새해 첫 대회에서 그만큼 깊은 좌절로 바뀌었다. 극심한 골 결정력 부족에 울며 천신만고 끝에 4위를 기록한 북중미골드컵대회가 그 무대. 한국축구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것일까. 그렇지 않다는게 당시 현장에 있던 축구 전문가들의 다수 의견이었다. 매 경기 그라운드를 지배한 건 한국이었고 스트라이커가 슈팅 찬스를 갖는 ‘라스트 신’까지는 조직력이 완벽했다는 평가다.
히딩크 감독이 대회가 끝난 후 “골찬스를 못 만든다면 큰 문제지만 우리는 매 경기 수차례 골찬스를 만들어냈다. 결정력만 해결하면 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과거 한국축구의 고질로 지적됐던 수비 불안이 해소된 것도 낙관론의 든든한 배경이 되고 있다.
골드컵 기간 선취골을 내준후 공격 일변도의 플레이를 펼치다 역습골을 내주긴 했지만 대표팀은 지난해 말부터 미드필더는 물론 스트라이커까지 가담하는 ‘토털 수비’의 기조 속에 역대 어느 대표팀보다 탄탄한 조직력을 선보이고 있다.
결국 16강 진출의 관건은 골 결정력과 빠른 공수 전환. 대형 스트라이커와 순식간에 상대의 허를 찌를 수 있는 지능적인 플레이메이커 확보가 문제의 핵심이다.
해법은 간단치 않다. 선수 자원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히딩크 감독을 주목하는 것은 바로 이 대목. 오케스트라로 수만가지 화음을 빚어낼 수 있듯이 같은 카드로도 다양한 조합, 천차만별의 전력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100일 후 히딩크 감독의 지휘봉 아래 11명의 선수가 전후좌우 촘촘한 그물망을 형성하며 절정의 하모니를 이룰 때 한국의 16강 문은 활짝 열릴 것이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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