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재래식무기 위협 韓美간 공조로 해결”

  • 입력 2002년 2월 19일 17시 25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0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문제는 한반도는 물론 세계 평화에 대한 위협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공동 노력한다는 입장을 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은 또 북한의 재래식무기 위협 문제가 한국민과 한국군, 주한미군이 직접 관련된 현안인 만큼 한미 간 긴밀한 공조 아래 남북 간의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되, 필요하면 미-북 간에도 이 문제를 협의해 나간다는 데 의견을 같이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특히 외교채널을 통해 북한의 WMD 문제에 대한 해결책에는 군사적 대응은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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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위관계자는 19일 “김 대통령은 WMD 문제에 대해 우리 정부도 북측에 해결의 필요성을 지적해왔음을 강조하게 될 것”이라며 “다만 두 정상은 이 문제를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미국이, 재래식무기는 한국이 맡는다는 ‘역할분담’ 원칙은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재래식무기 문제 역시 남북이 주도적으로 해결하되 미국에도 참여의 문을 개방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박선숙(朴仙淑) 대통령 공보수석비서관은 “김 대통령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국민들의 뜻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이런 뜻을 부시 대통령에게 충분히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20일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에 이어 이날 오후 경의선 남측 종단역인 도라산역을 방문해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에게 남북 및 북-미 대화에 호응할 것을 강력 촉구할 예정이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북한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전제조건 없이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남북 간 체제를 비교하며 김정일 정권에 대한 불신을 드러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에 앞서 방일 일정을 마친 부시 대통령은 19일 오후 경기 성남시의 서울공항에 도착해 2박3일간의 방한 일정에 들어갔다.

한편 청와대는 부시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한총련의 주한미상공회의소 점거 등 반미 움직임이 일고 있는 데 대해 “우방인 동맹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그 같은 일이 있었던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윤승모기자 ysmo@donga.com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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