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든 국민의 의식주는 최소한 충족돼야 한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의 생활상을 보면 그 같은 기본적인 의식주마저 갖춰지지 않고 있다. 파월 장관의 말에는 그런 북한의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과 북측 지도자에 대한 솔직한 심경이 나타나 있다. 북한은 이 같은 외부 인사들의 얘기를 강 건너 불 보듯 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북한은 외부의 이런 상식적인 판단을 무시한 채 김 위원장의 올해 생일 축하행사를 예년보다 한층 성대하게 치렀다. 북측 방송은 16일 내내 그를 찬양하는 프로그램으로 채워졌고 전력이 부족한 가운데 화려한 조명이 평양 밤거리를 밝혔다는 소식이다. 북측이 언제까지 이런 시대착오적인 지도자 놀음을 계속할 것인지 안타까울 뿐이다.
더욱이 올해의 경우 북측 지도부가 내부 행사에 몰두하는 와중에 국제정세는 북측에 더욱 불리한 쪽으로 바뀌고 있다. 한마디로 북측이 ‘그럭저럭 버텨 나가던(muddling through)’ 시기도 끝나가고 이제 마지막 선택을 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분위기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최근 “북한이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포기하고 투명한 검증절차를 밟는다면 북한과 경제교류를 시작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북측이 선택할 길은 분명하다. 김 위원장이 북녘 주민들에게 경제회생의 꿈을 심어주는 길을 선택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주민들에게 주는 최대의 생일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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