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부터 이틀간 충남 천안 상록리조트에서 열린 ‘제 9회 반도체 학술대회’ 는 하이닉스의 해외매각을 반대하는 목소리로 뜨거웠다. 반도체 관련 대학교수, 기업체 임원, 정부부처 관계자 등이 참석해 ‘반도체 업계의 나아갈 길’ 에 대해 토론하는 과정에서 ‘해외매각 불가론’ 이 대세를 이룬 것.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자전산학과 유회준(柳會峻) 교수는 “반도체는 미래 모든 첨단 산업의 기반이 되는 것으로 일시적인 자본위기를 이유로 하이닉스를 외국 업체에 판다면 두고두고 후회하게 될 것” 이라고 경고했다.
부산대 전자공학과 박주성 교수도 “선진국 수준으로 비메모리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메모리 기반이 꼭 필요하고 양쪽이 공동발전하는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시너지 효과도 적지 않을 것” 이라며 “하이닉스의 메모리 사업부문을 해외매각하는 것은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 라고 주장했다.
하이닉스의 허염(許炎) 부사장은 “정보기술(IT) 경기 회복세로 당분간은 D램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며 매각에 대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하이닉스와 삼성, 또는 LG가 제휴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삼성전자 임원은 ‘부적절한 논의’ 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박정훈기자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