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할아버지 빈자리서 깨우치는 죽음 '우리할아버지'

  • 입력 2002년 2월 26일 16시 09분


◇ 우리 할아버지/릴리스 노만 글 노엘라 영 그림/ 32쪽 8000원 미래M&B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평생을 시골에서 일만 하다 블레이크 가족과 함께 살게 된 그 할아버지는 모든 것이 불만투성이었다. 일마다 트집을 잡는가 하면 도시에 사는 아이들은 모두 약해 빠졌다며 혀를 차곤 했다. 블레이크는 할아버지가 오면서 자신의 방을 내주고 다락방에서 잠을 자야 했다. 할아버지는 정말 짜증나는 분이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자기 방을 찾게 된 블레이크는 기분이 좋았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적어도 이젠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 수 있겠구나.’

엄마는 그러면서도 울음을 터뜨렸다. 블레이크는 처음에는 엄마가 왜 우는지 알수 없었다. 좋아하는 음식을 다시 만들 수 있어서 기쁠 텐데 말이다.

며칠이 지나 블레이크는 할아버지가 고장난 물건을 잘 고쳐 주셨던 것이 생각났다. 삼단 초강력 우주 전자총이 망가졌을 때도 할아버지가 새 것처럼 고쳐 주셨다. 또 말발굽을 박을 때 쓰는 쇠못으로 선반 가득히 작은 새와 동물들도 만들어주셨다. 그런 할아버지가 안 계신다는 것이 갑자기 아쉽게 느껴졌다. 문득 할아버지가 보고 싶어진 블레이크. ‘내 방에 좀더 오랫동안 계셨어도 좋았을텐데….’집안 구석구석에 할아버지가 없는 빈 공간이 어린 그에게도 쓸쓸하게 느껴졌다.

고지식한 할아버지를 모시게 된 한 가족의 갈등과 화해를 어린아이의 시점에서 사실적인 글과 그림으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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