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주가지수는 시작했다가 810선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800선이 붕괴되자 ‘전날에 이어 800선 돌파가 실패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졌다. 800선을 회복한 것은 장 마감 15분전.
지수 800선을 둘러싸고 외국인투자가와 기관투자가가 힘 겨루기를 하는 동안 증시 전문가들은 향후 장세와 투자전략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일단 지금까지 시장을 낙관적으로 보아온 분석에 힘이 더 실린 하루였다.
▽주도주에 올라타라〓박효진 신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800선 회복의 여세로 주가지수가 조만간 840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고가 우량 대형주인 블루칩과 전기전자주 및 금융주를 추천했다. 박 팀장은 올 들어 “강세장에서는 좋은 주식을 사서 오래 가지고 있어야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누누이 강조해 왔다.
박 팀장은 “지난해 9월 이후 시장의 주도주는 변함 없이 블루칩과 전기전자주 및 금융주였으며 수익률 게임의 최종 결판은 역시 주도주에서 나게 된다”고 말했다. 주도주가 쉴 때 다른 주식들이 잠깐씩 빛을 보지만 어디까지나 곁가지에 불과하다는 것.
김승익 교보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외국인투자가는 1조원어치 주식을 내다 팔면 매도세를 멈추는 패턴을 보였다”며 27일을 고비로 외국인 팔자주문이 줄어들면서 지수가 더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800선이 당분간 든든히 지켜진다면 경기에 민감한 전기전자 철강 화학 제지 유통업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야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 김 팀장은 “이들 종목군은 93년과 99년 지수가 800에서 1000까지 오를 때 시장평균보다 수익률이 높았다”며 “경기회복 초기 국면인 지금도 당시와 여건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김경신 브릿지증권 상무는 “지수 796을 지지선으로 당분간 오를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은 철강 화학 등 소재업종의 중가주 쪽에 매수세가 몰리고 있지만 최종적으로 지수를 크게 끌어올리는 주도주는 블루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정을 두려워해야〓한편에서는 5개월이나 쉬지 않고 달려온 증시가 제대로 쉴 계기를 주가지수 800선이 마련해줄 수도 있다는 조심스러운 경고도 나오고 있다.
임송학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주가지수가 지나치게 오르는 배경에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으며 선물 옵션 만기일인 3월14일 이후 장이 큰 폭으로 내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외국인의 선물 및 옵션거래가 프로그램 매수로 이어지면서 지수를 떠받치는 등 정상적이라고 볼 수 없는 가수요가 지수를 올리고 있다는 것.
그는 “지수가 내리면 선물 옵션에서 손해를 보는 세력이 있다”며 “이들은 선물 옵션의 만기가 지나 더 이상 지수를 올릴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에 주식을 대량으로 내다 팔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3월 중순까지 지수에 영향을 주는 대형주를 팔고 대신 저PER주를 사는 것이 좋다는 것.
임정석 세종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830까지는 갈 수 있겠지만 외국인의 주식매도가 이어지고 기관에 신규 자금이 크게 들어오지 않는 만큼 곧 큰 폭의 조정이 올 수 있다”며 조정기에 강한 중소형 우량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전문가 4인이 추천하는 종합주가지수 800대 관심종목 | |||
전문가 | 종목 | ||
박효진 신한증권 투자전략팀장 | 블루칩(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텔레콤 포철 등) 전기전자주 금융주 | ||
김승익 교보증권 투자정보팀장 | 경기민감 업종 대표주(삼성전자 삼성전기 삼보컴퓨터 포항제철 호남석유화학 신세계 수출포장 등) | ||
임송학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 | 저PER주(아세아제지 영풍제지 에스엠 영창실업 이구산업 동화기업 삼립산업 삼성SDI 등) | ||
임정석 세종증권 연구원 | 중소형우량주(동방아그로 한섬 극동전선 일정실업 유니온 인지컨트롤스 태평양산업 경인양행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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