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맞이 남북행사 무산

  • 입력 2002년 2월 27일 17시 41분


북한은 27일 우리 정부의 방북 불허에 따른 통일연대 관계자들의 행사 불참을 문제삼아 금강산에서 개최하려던 ‘2002년 새해맞이 공동행사’를 무산시켰다. 올해 첫 남북공동 행사가 무산됨에 따라 당분간 남북관계의 소강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낮 12시반경 돌연 공동행사무산을 통보한 북측 대표단은 성명에서 “미국과 그의 조종을 받는 남조선 극우 보수 세력의 책동에 의해 행사 발기단체인 통일연대 대표들의 행사 참가가 전면 불허되는 비정상적인 사건이 발생했다”며 “이에 따라 공동모임이 무산되는 참을 수 없는 사태가 빚어졌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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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은 또 “한나라당을 비롯한 극우 보수세력에도 그 책임이 있으며, 이들의 압력을 두려워하는 남조선의 통일부에도 문제가 있다고 인정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성명은 “금강산 통일행사는 비록 실현되지 못했으나 우리는 남조선 민화협과 7대 종단이 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기울인 노력을 평가한다”며 “6·15 공동선언 관철을 위한 투쟁을 계속 힘차게 벌여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동행사 무산과 관련, 정부 당국자는 “우리 대표단 216명이 금강산 현지에 갔는데도 북측이 일방적으로 행사를 무산시킨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7대종단측은 정부의 대규모 방북불허에 대한 행사참가자 명의의 공동성명 발표에 반발, 남북공동행사가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금강산에 머물고 있는 남측 대표단은 남북공동행사가 무산됨에 따라 이날 오후 북한 교예단의 공연을 관람한 뒤 자체적인 문화행사를 가졌다. 이들은 28일 오전 삼일포 관광에 나선 뒤 금강산관광선 설봉호를 이용해 귀환한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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