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고춧가루 부대는 싫어”

  • 입력 2002년 2월 28일 17시 46분


27일 코리아텐더전에서 연장 끝에 간신히 승리를 거둔 SBS 김인건 감독의 입에선 ‘아이고’ 소리가 절로 나왔다. 6위로 플레이오프 진출권에 턱걸이하고 있는 터에 8위 코리아텐더가 죽자살자 달려들어 애간장을 다 태웠던 것.

승리했지만 김 감독의 표정은 어둡다. 당장 이틀 뒤에 강적 SK 나이츠와 대결이 있는데 선수들의 체력이 바닥나 고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같은 날 최하위 삼보는 1위 동양을 10점차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시즌 막바지에 약체팀의 반란이 시작된 것이다.

막판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지키거나 뺏기 위해 1승이 아쉬운 5∼7위팀은 이미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된 하위권팀이 ‘고춧가루’를 뿌리지 않을까 전전긍긍이다.

하위팀은 반드시 잡는다는 계산 하에 플레이오프 진출 승수 쌓기에 나서는데 불의의 일격을 당하면 단지 1패 이상의 상처를 입기 때문.

8경기를 남겨둔 5위 KCC는 8위 코리아텐더와 3승3패로 경기를 끝냈고 모비스와 삼보전이 남아 있다. 이 중 3승2패로 간신히 우위를 지키고 있는 모비스와의 9일 경기가 고민. 다음날 2승3패로 열세를 보였던 SBS와 일전이 있어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묘책을 찾고 있다. 6위 SBS도 5번 중 3번이나 졌던 모비스전이 부담스럽긴 마찬가지.

‘고춧가루 부대’를 가장 두려워하는 팀은 갈 길이 가장 바쁜 7위 삼성.

삼성은 삼보에게만 3승2패로 앞서고 있을 뿐 모비스와 코리아텐더에 모두 2승3패로 뒤지고 있어 상위팀보다도 이들과 세 번의 경기에서 사력을 다해야 할 판이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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