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좋은 단백질 덩어리인 콩을 발효시켜 만든 된장, 청국장은 그야말로 식탁 위의 보약이다. 된장, 청국장은 현대인일수록 약해지기 쉬운 장기능을 개선시켜 비만을 해소해주고, 아울러 암도 예방해준다. 된장, 청국장을 이용한 건강법과 함께 올바른 된장, 청국장 장복법까지 알아보았다.
원광대 김종인 교수에 따르면 전국의 100세 이상 장수자 1천2백48명 가운데 4백78명의 보호자에게 전화를 걸어 분석한 결과 그중 94.9%가 하루 한끼 이상 된장국을 먹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한다. 그만큼 된장은 한민족의 국력을 좌우하는 훌륭한 건강식이라 할 수 있다. 또 <동의보감>을 보면 “장은 모든 어육, 채소, 버섯의 독을 지우고 또 열상과 화상을 다스린다”고 해서 이미 우리 조상들은 된장의 유익함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된장은 장내의 유익한 균을 활성화시켜 장을 살려주는 좋은 음식이다. 서구인들에 비해 한국인들이 대장암 비율이 월등하게 낮은 데는 이런 식습관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100세 이상 살려면 매일 한끼 된장국을 마셔라”
된장의 주 원료는 질 좋은 단백질 덩어리인 콩이다. 콩은 발효과정을 통해 각종 곰팡이와 효모, 세균의 효소에 의해 분해되고 새로운 성분과 재합성되어 몸에 좋은 새로운 아미노산을 탄생시킨다. 또 콩에는 설탕 대용으로 쓰는 올리고당이 풍부한데 이것은 장내에 유익한 균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필요 이상으로 육류의 섭취가 많고 첨가제, 방부제가 들어있는 인스턴트 식품을 많이 섭취하는 현대인들은 장기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장기능은 각종 성인병은 물론이고 오십견, 디스크와 같은 근골격계 질환에도 영향을 미칠 정도로 장은 인체에서 중요한 기관이다.
된장은 장의 기능을 도와준다. 게다가 콩의 섬유소는 장운동을 원활하게 하여 변비나 결장암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또한 된장의 효능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은 항암효과가 높다는 것이다. 실험용 쥐에게 발암물질을 투여, 암에 걸리도록 한 후 된장을 먹였던 임상실험 결과는 놀라운 사실을 알려준다. 암에 걸린 쥐 중 된장을 먹은 쥐와 된장을 먹이지 않은 쥐를 관찰하니 19일 후에 된장을 먹이지 않은 쥐가 전부 사망한 데 반해 된장을 먹인 쥐는 무려 34일까지 살아있는 쥐가 있었다는 것이다. 또 발암물질을 투여한 상태에서 된장을 먹은 쥐는 암 발생률이 25%에 불과했던 데 반해 된장을 먹지 않은 쥐는 암 발생률이 40%에 달했다고 한다.
중요한 건 인스턴트 된장보다는 직접 담근 전통 된장이 효능이 뛰어나다는 사실이다. ‘매실박사’로 유명한 홍쌍리씨는 “유전자 변형콩, 오염된 소금, 인스턴트 된장 등에서 이런 효능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우리 밭에서 나는 토종 콩과 산수를 뺀 소금, 깨끗한 물로 제대로 담근 장이야말로 몸에 좋은 것이죠”라고 강조한다.
최근 일본의 연구진은 발효된 콩은 혈전증(피가 모세혈관 내에서 굳어지는 증상. 뇌졸중이나 심근경색과 같은 성인병을 유발한다)의 치료제로 매우 유용하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아울러 요즘에는 청국장의 효능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청국장 먹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김한복 교수(호서대 생명과학과)에 따르면 된장과 청국장은 유사한 장류지만 약리적 효과만 놓고 볼 때는 청국장 쪽이 훨씬 우수하다고 한다.
된장은 메주를 15% 정도의 소금물에 담가 항아리에 둔 채 6개월 정도 숙성시키는 기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청국장은 물에 불린 대두를 푹 삶은 후 소금을 사용하지 않고 3일 이내에 단기간에 발효시키면 된다. 된장의 경우 액체는 간장을 내고 찌꺼기를 이용해 된장을 만들기에 그 과정에서 영양가가 다량 손실될 수 있다고 김교수는 지적한다. 청국장은 된장에 비해 냄새나 맛이 강하지만, 그만큼 미생물과 효소의 활성이 활발해 몸에 좋다는 것이다.
청국장에는 된장에는 없는 끈적끈적한 기능성 점질 물질이 있다. 김교수는 이것이야말로 청국장의 비밀이라고 말한다.
“끈끈한 물질은 아주 강한 항암 효과와 혈전 용해 효과를 보입니다. 이 끈끈한 물질은 막대 모양의 바실러스균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바실러스균은 대두에 존재하는 단백질을 분해하여 작은 조각의 아미노산으로 만들어주죠. 때문에 청국장을 먹으면 대두의 단백질을 아주 많이 흡수할 수 있죠. 게다가 청국장에는 발효과정에서 고분자 핵산, 갈변물질, 단백질 분해효소 등의 성분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것들도 몸에 아주 유익한 성분들입니다.”
그밖에도 제니스틴이라는 항산화물질, 파이틱산, 사포닌(인삼에 들어있다는 항암물질) 등이 있어 몸에 좋다.
▼장을 튼튼하게 해주는 데 ‘막강파워’ 자랑하는 청국장
장을 튼튼히 하는 데서도 청국장은 강력한 효과를 보인다. 약 30g의 청국장은 3백억 마리의 장내 유익균과 맞먹는다. 청국장 속의 미생물과 균은 장을 깨끗하게 해주고 변비와 설사를 막아준다. 물론 청국장의 재료가 되는 대두속 풍부한 섬유질과 사포닌 역시 변비개선에 도움을 준다.
이런 정장 작용과 변비 개선 때문에 기대할 수 있는 효과가 비만 해소. 김교수는 “현대인들은 지나치게 영양분을 과잉 섭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과잉 영양분이 제대로 연소되지 못하고 체내에 남으면 그게 비만이 되죠. 영양분을 연소시켜주는 건 각종 무기질, 비타민, 미네랄 등과 같은 물질입니다. 그러나 현대인의 식생활에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죠. 따라서 비만환자가 증가하는 겁니다”라고 지적한다. 다행히 청국장에는 비타민 B1, B2, B6, B12 등 각종 비타민 군이 많다. 게다가 칼슘, 철 등의 미량원소도 풍부하므로 체내 지방의 분해를 돕는 좋은 식품이 된다.
<여성동아 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