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거래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코스닥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는 주장은 너무 많았기 때문에 이런 조언이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처럼 들렸던 것이 사실.
그러나 4일 코스닥지수가 무려 5.5%나 폭등하며 83선에 올랐고 5일에도 조정 없이 강보합세를 보이자 코스닥 강세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것. 하지만 이에 대해 “아직도 코스닥은 거래소의 틈새시장일 뿐”이라는 반론도 여전하다.
▽다시 코스닥으로〓증권가에서는 5일 무려 7개 증권사가 ‘코스닥에 관심을 둘 때’라는 내용의 분석 자료를 내놓았다. 증권가의 대체적인 분위기가 코스닥이 당분간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는 증거.
코스닥 강세를 주장하는 전문가들의 근거는 크게 세 가지. 즉 △지금까지 거래소 주가가 크게 오른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코스닥이 소외됐고 △미국 나스닥의 급등 등 정보기술(IT)산업이 중장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징조가 나타나며 △최근 한국 증시에서 이례적으로 외국인이 코스닥 주식을 사고 있다는 점 등이다.
허재환 동양증권 연구원은 “IT분야 경기 회복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가 커지고 있고 주가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도 코스닥시장은 크지 않아 코스닥의 IT 관련 종목에 기대를 걸 만하다”고 조언했다.
▽만만찮은 부정론〓그러나 이런 낙관적 견해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물론 반론을 펼치는 전문가들도 “단기적으로는 코스닥에 관심을 둘 만하다”는 데에는 동의한다. 대신 장기적인 코스닥 시장의 회복, 또 장기적인 IT업황 개선에 대한 막연한 기대는 아직 무리가 있다는 주장.
부정론의 핵심은 한국 코스닥 등록 기업들의 실력. 단순히 거래소에 비해 가격이 싸다고만 말하지 말고 실제 적정주가를 계산해 저평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성호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실제 분석을 해보면 코스닥 등록기업의 가치가 그다지 높게 나오지 않는다”며 “종목별 테마별로 단기적인 주가 상승을 보일 수는 있겠지만 회사의 실적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주가 상승은 일시적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효진 신한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종합주가지수가 830∼850 선에서 당분간 머문다면 틈새시장으로서 코스닥에 관심은 둘 만하다”면서도 “그 관심은 단기적인 것이며 결국 이번 상승장의 주도주는 거래소 대형주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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