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을 사려고 대기하는 자금인 고객예탁금도 11조9783억원으로 23개월 만에 12조원에 바싹 다가섰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개인이 장을 주도하거나 떠받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개인이 좋아하는 종목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돌아온 개인투자자〓개인은 7일 하루 동안 거래소 시장에서 856여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22일부터 8일 동안 모두 7300여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이 순매수로 전환한 것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 무엇보다 주식을 살 수 있는 자금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주식을 판 돈이 계좌로 들어오면서 고객예탁금은 6일 기준으로 11조9783억원에 이르렀다. 이는 2000년 4월19일 12조122억원 이후 가장 많은 금액. 고객예탁금은 4일 동안(영업일 기준) 1조3074억원이나 늘어났다.
예탁금과 개인 순매수의 증감에는 일정한 리듬이 있다. 개인이 주식을 한동안 순매도하면 그 기간의 중간쯤에서 예탁금이 늘어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예탁금이 한동안 늘어나면 그 기간의 중간쯤에서 개인 순매수가 시작된다. 순매수 기간의 중간쯤이면 예탁금이 감소한다. 최근에는 개인이 순매도로 돌아선 22일 이후 거래일 기준으로 4일째인 27일부터 예탁금이 늘기 시작했다.
이에 비해 기관투자가와 외국인투자자는 강력한 매수 주체가 되기 어려운 상황. 1월 중순 이후 시장을 주도하며 주가지수를 840까지 끌어올렸던 기관은 최근 힘이 부치는 모습. 시중자금 유입이 빠르지 않고 환매로 빠져나가는 돈이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가별 업종별 종목별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고 있는 외국인은 개별종목 중심으로 투자하며 다소 소극적인 매매를 하고 있다.
▽개인 선호종목은〓7일 거래소 시장에서는 개인의 매수세가 컸던 개별 중소형주의 값이 올랐다. 대영포장 우성식품 휴넥스 삼호물산 현대페인트 영창실업 등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김대중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한 달 동안 개인이 주도한 장세에서 전통적으로 은행주와 건설주가 많이 올랐다”며 “당분간 개인 선호종목과 오랫동안 소외돼 값이 오르지 않은 종목을 눈여겨보라”고 말했다.
이혜린 교보증권 선임연구원도 “단기적으로 기관의 프로그램 매물 압박에서 자유로운 중소형주와 증권, 건설주 등 대중주가 값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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