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응 VS 민영익
대원군 이하응(1820∼1898)과 민영익(1860∼1914)은 19세기말 난초그림의 쌍벽이었지만 화풍은 사뭇 다르다. 대원군의 난초가 섬뜩하리만치 예리하고 동적이라면 민영익의 난초는 부드럽고 원만하다. 이같은 차이는 그들의 상반된 삶에서 찾아볼 수 있다.
처절한 권력 투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대원군의 야망과 좌절이 날카로운 난으로 표출됐다. 반면 당시 정쟁에서 벗어나 중국으로 망명해 비교적 안정되고 보수적인 삶을 살았더 민영익의 삶은 원만한 난으로 표현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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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범 VS 변관식
청전 이상범(1897∼1972)과 소정 변관식(1899∼1976)은 한국의 산수를 화폭에 담은 대표적인 한국화가. 청전의 경우, 어느 장소의 구체적인 산하가 아니라 한국 실경(實景)의 일반적인 특징을 그림 속으로 끌어들였다. 반면 소정은 금강산과 같은 구체적인 장소의 실경을 즐겨 그렸다. 청전의 자연이 섬세하고 편안하다면 소정의 자연은 극적이고 역동적이며 주관적이다.
▼장욱진 VS 이중섭
장욱진(1917∼1990)과 이중섭(1916∼1950)은 한국적 정서를 바탕으로 동화적인 순진무구의 미술을 추구했던 작가. 그러나 장욱진이 삶과 자연의 합일을 꿈꾸는 도교적 세계, 즉 현실초월적인 미술을 추구했다면 이중섭은 현실과 역사 속에서의 체험을 미술에 표출함으로써 차이를 보여준다.
월요일 휴관. 목요일은 오후 9시까지 관람 가능. 02-771-2381.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