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점장은 올해 29세로 보험사 지점장 중에서는 가장 어린 나이다.
그렇지만 흥국생명에서 최고 수준의 실적을 내고 있다. 이 지점의 1, 2월중 FP 1인당 신규 수입보험료가 150만원. FP 1명이 한 달에 9∼10건의 종신보험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다.
김 지점장의 경력은 다소 특이하다. KAIST 산업공학과 석사과정을 끝내고 공군사관학교의 전임강사로 군 복무를 마친 후 2000년 7월 메트라이프보험에 FP로 입사했다.
“다른 친구들처럼 학교를 졸업하고 일반 직장에 들어가면 자신의 능력과 상관없이 급여를 받게 됩니다. 종신보험 설계사는 급여의 상한선이 없어 자신이 일한 만큼 철저하게 능력과 성과로 평가받는다는 것이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는 메트라이프에서 50주 연속 주당 3건의 신규계약을 체결할 정도로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KAIST를 전액장학금으로 마쳤습니다. 같은 일을 해도 국익에 좀 더 도움이 되는 일을 해보겠다는 마음으로 작년 9월 흥국생명으로 옮겼지요.”
처음에는 영업조직 효율화를 추진하는 본부에 근무했다. 그런데 담당임원으로부터 ‘네가 직접 나가서 최고의 지점을 만들어봐라’는 임무를 받고 센트럴지점을 개설했다. 그리고는 몇 달 만에 목표를 달성했다.
이동석(32) 유승무(32) FP는 김 지점장의 권유로 작년 11, 12월 흥국생명에 합류했다. 두 명 모두 삼성과 LG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다 벤처기업으로 옮긴 경력을 갖고 있다.
종신보험은 고객이 원하는 질병보장과 사망보험금, 저축성 기능을 종합적으로 계산해야 하기 때문에 수학과 통계적 지식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들의 경쟁력은 여기에서 나온다.
김 지점장은 2000년 11월부터 ‘1% 사랑나눔’ 보험계약을 체결하기 시작했다. 종신보험 계약자가 사망하면 유족들이 받게 되는 보험금의 1%를 사회에 기부하는 것. 고객의 호응은 아주 좋았다.
생명보험은 과거 ‘아줌마부대’로 불렸던 생활설계사들의 주무대였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고객의 취향과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보험을 설계해야 하는 종신보험이 부상하면서 대인관계보다는 전문성을 더 필요로 하게 됐다. 이들은 이제 보험이 더 이상 안면장사가 아니고 최고의 전문가가 일하는 곳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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