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1일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4월 인도분 기준으로 배럴당 24.31달러로 지난 주말 종가인 8일의 23.84달러에 비해 0.47달러 올랐다. 1월 2일의 21.01달러에 비해서는 2개월여 만에 배럴당 3.3달러가 오른 셈.
북해산 브렌트유도 현물은 배럴당 24.00달러, 4월 인도분 선물은 23.89달러에 거래돼 연초 21.00달러에 비해 3달러 가량 올랐다.
특히 한국이 주로 도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현물 기준)는 1월 2일 19.30달러에서 11일 23.11달러로 3.81달러가 올라 오름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9·11테러’ 이후 항공여객 수요 감소 등으로 내림세로 돌아섰던 국제유가는 11월 중순을 저점으로 4개월 가량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작년 11월 중순 유가는 두바이유 15.77달러(15일), 브렌트유 16.65달러(19일), WTI 17.12달러(19일)까지 떨어졌었다. 이때를 기준으로 하면 현재의 유가는 배럴당 7달러 이상 올랐다.
석유공사와 산업자원부는 미국의 이라크 공습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데다 미국 등의 경제회복으로 인한 석유 수요 증가로 국제유가는 오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1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기총회에서 회원국들이 지난해 12월 결의해 1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하루 150만배럴 감산’ 약속을 재다짐하고, 러시아가 하루 약 15만배럴을 줄여 수출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경우 오름세는 더욱 빨라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일부 국제 석유시장에서는 투기자본이 값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석유 사재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공사는 이라크 공격이 현실화하면 국제시장에서 하루 약 200만배럴의 공급이 줄어 유가가 급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지만 유가 상승요인이 이미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어 1∼2달러 안팎에서 등락을 보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