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잡지는 최신호(6일자)에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정부 재정적자와 국가 부채가 중국 경제의 ‘초고속 성장신화’를 위협하고 있다며 10년 불황에 허덕이는 일본의 전철을 밟을 우려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경고치 육박〓85년 이후 늘기 시작한 중국 정부의 재정 적자는 97년 이후 연평균 472억위안(약 7조5000억원)씩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재정적자는 2473억위안(약 39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2.7% 수준. IMF는 적자율이 GDP 대비 3%를 웃돌면 재정이 파탄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국가가 발행한 채권과 국가 소유 은행의 부실 채권.
중국 정부가 늘어나는 재정 수요를 메우기 위해 98년부터 발행한 국가 채권은 지난해 말 현재 5084억위안(약 80조6000억원) 가량. 또 국가개발은행 등 7개 국가 소유 은행의 부실만도 지난해 말 현재 1조3000억위안(약 206조원)에 달한다.
비공식적으로는 중국 금융기관의 부실 채권 비율은 여신액의 40%에 이른다는 주장도 있다.
중국인민은행 다이샹룽(戴相龍) 행장은 11일 공식 수치에 포함되지 않은 국가 부채(국가 소유 부실 채권 포함)가 GDP의 60%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가 관리할 수 있는 적정 부채 수준의 4배를 넘는 규모다.
▽정부는 경제성장률에 집착〓이처럼 재정 적자 및 국가 부채가 급증한 이유는 중국 정부가 90년대 말부터 내수 부양을 통한 고도성장 정책을 펼쳐왔기 때문. 두 자릿수를 자랑하던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92년 14.2%를 고비로 10년째 떨어지고 있다. 특히 97년 이후엔 7∼8%대를 오르내리고 있는 상태.
중국 정부는 97년 이후 수출 증가율이 둔화되자 성장의 견인차를 수출에서 내수로 바꾸고 내수 진작을 위해 재정확대 정책을 써왔다.
중국 정부는 경제성장률이 7%를 밑돌 경우 실업률이 급증하는 등 사회 불안이 야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올해는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따른 농민들의 불만마저 높아지는 추세다. 또 관세 인하로 인해 관세 수입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재정 적자 요인이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나는 셈이다.
송궈칭 중국 베이징대 교수는 “이처럼 국가 부채가 늘어나면 몇 년안에 중국 경제가 부실 채권으로 깊은 침체의 늪에 빠진 일본 꼴이 될 수도 있다”며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하종대기자 orionha@donga.com
▼전문가진단▼
초고속 성장을 구가하던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앞으로 급증하는 재정적자와 국가 부채(국가 소유 은행의 부실채권 포함) 때문에 다소 저하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거나 크게 낮아질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중국의 국가 부채가 천문학적 규모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다른 나라의 부채와는 달리 수요를 창출해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사용해온 돈이다. 또 국가 소유 기업들의 부실 역시 기업의 부실경영에 따른 문제라기보다는 의료, 복지 등 국가가 부담해야 할 사회적 비용을 떠안은 데 따른 부실로 다른 나라의 부실과는 차이가 있다.
또 중국 경제는 현재 수요의 창출을 통한 경제 확대가 계속 이뤄지고 있어 이 같은 부채 규모가 단기적으로 성장률을 저하시킬 수는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성장의 잠재력이 크고 수요와 공급도 계속 확대재생산되는 상태다. 특히 우수한 인력과 세계 제1의 외국인 투자유치액, 12억명에 달하는 시장 규모 등은 다른 나라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최근엔 화교 자본 및 대만 경제까지 중국 경제에 포함되는 ‘대중국(Great China)화’ 현상마저 일어나고 있어 장기적인 사이클에서 중국 경제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
유진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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