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상임대표 지은희)가 1991년 1월 8일 당시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일본 총리의 방한을 앞두고 군위안부의 강제연행 인정과 손해배상 등을 요구하며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연 것을 계기로 이후 매주 수요일 계속돼 온 ‘수요집회’가 13일로 500회를 맞는다.
91년 2월부터 시작해 거의 빠짐 없이 이 집회에 참석해 온 군위안부 출신 김순덕(金順德·82) 할머니.
12일 군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의 거처인 경기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 집’에서 만난 김 할머니는 “초창기 수요집회 때 일본대사관 직원들과 몸싸움하던 일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회상했다.
그는 “수요집회에서 만난 일본인 관광객들로부터 ‘과거 선조들의 과오를 대신 사과하며 일본에 돌아가 한국에서 보고 느낀 것을 알리겠다’는 말을 들을 때면 가슴이 뭉클해진다”고 말했다.
1921년 경남 의령군에서 태어난 김 할머니는 17세이던 37년 일본의 ‘처녀공출령’에 따라 배에 실려 나가사키(長崎)로 갔다가 곧 중국 상하이(上海)로 끌려갔다. 비를 피하는 천막만 겨우 친 부서진 건물에서 하루종일 일본군을 상대했던 김 할머니는 자궁질환, 정신불안 등으로 시달리다 40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6·25전쟁 때 전선에서 세상을 뜬 한국인 남편에게 자신이 군위안부 출신이었다는 말을 차마 못 했다는 김 할머니는 “과거의 역사가 청산돼 한국과 일본이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