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신세계 4번째 ‘반지의 여왕’

  • 입력 2002년 3월 13일 17시 40분


국민은행 셔튼브라운(55번)이 신세계 스미스를 앞에두고 슛을 날리고 있다.
국민은행 셔튼브라운(55번)이 신세계 스미스를 앞에두고 슛을 날리고 있다.
정상을 밟아본 경험은 역시 중요했다.

신세계 쿨캣이 돌풍의 국민은행 세이버스와 마지막까지 가는 접전 끝에 통산 네번째로 여자프로농구 정상을 정복했다.

신세계는 13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뉴국민은행배 2002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챔피언결정 5차전에서 정선민(21점 4어시스트)-스미스(22점 12리바운드)의 더블포스트를 앞세워 프로 출범 이후 첫 정상에 도전한 국민은행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68-61로 승리했다. 신세계는 이날 승리로 챔피언결정전 전적 3승2패로 지난해 여름리그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신세계가 겨울리그 정상에 오른 것은 99년에이어두번째로 여름리그와 겨울리그를 통틀어 통산 네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삼성생명 비추미와 함께 역대 8번의 대회 우승컵을 사이좋게 나눠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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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VP 영예 정선민

정선민은 농구기자단 투표에서 67표 중 58표를 휩쓸며 개인 통산 네번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고 국민은행을 준우승으로 이끈 박광호 감독은 우수지도자상을 수상했다.

마지막 벼랑 끝에 선 팀들답게 경기는 초반부터 팽팽했다. 하지만 최종 5차전까지 승부를 끌고 온 국민은행이 초반부터 실책을 연발하며 일찌감치 밑천을 드러낸 반면 노련한 신세계 선수들은 자신에게 온 기회를 결코 놓치지 않았다.

그동안 투지로 버텨온 국민은행 선수들은 이날 긴장과 흥분이 교차한 탓인지 발이 엉키고 약속된 위치에 있지도 않았다. 이 때문에 패스미스가 연발됐고 1쿼터에서 무려 11-20의 리드를 허용한 뒤 전반을 33-43으로 10점이나 뒤졌다.국민은행이 제대로 경기를 풀어가기 시작한 것은 3쿼터 후반. 39-48로 뒤진 상황에서 김지윤이 신세계 정선민으로부터 공을 가로챈 뒤 득점으로 연결시킨 것을 시작으로 셔튼브라운과 최위정의 득점이 이어지며 3쿼터를 49-54로 마쳤고 4쿼터 초반 김지윤의 골밑 돌파로 53-55, 2점차까지 따라붙었다.하지만 한창 상승무드에 젖어 있던 국민은행에 찬물을 끼얹은 선수가 바로 정선민. 3쿼터까지 13점이나 챙겼지만 실책도 3개나 저지르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정선민은 종료 7분51초를 남기고 파울트러블에 걸렸으나 고비마다 공격을 성공시키며 8득점을 챙겨 팀 승리를 이끌었다.

▼양팀감독의 말▼

▽신세계 이문규 감독〓경기 전에 선수들에게 내일은 경기가 없고 오늘이 마지막이라며 정신력을 강조했다. 백업 맴버를 스타팅 라인업으로 투입했고 양정옥이 국민은행 김지윤을 잘 막았던 것이 승인이다. 올 시즌에는 팀마다 전력이 백지장 한 장 차여서 그 어느 때보다 정상을 지키는 과정이 험난했다. 앞으로 2진급 선수를 육성해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이루도록 팀을 재정비하겠다.

▽국민은행 박광호 감독〓접전을 펼치는 상황에서 충분히 치고 나갈 수 있었는데 고비를 넘지 못한 대목이 아쉽다. 경기 초반 기싸움에서 밀리면서 힘들게 승부를 풀어갈 수밖에 없었다.그동안 뜨거운 성원을 보내준 팬 여러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 비록 우승은 놓쳤으나 지는 데 익숙했던 우리 선수들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하게 된 것이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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