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민지사 '성추행' 파문 검찰로

  • 입력 2002년 3월 15일 14시 52분


우근민(禹瑾敏) 제주지사가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한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이 검찰의 손으로 넘겨졌다.

우지사는 자신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고모씨(44·여)와 고씨의 주장을 공개한 여성단체인 제주여민회 대표를 14일 명예훼손 혐의로 제주지검에 고소했다.

우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원만한 사태 수습의 길을 찾았으나 상대방(고씨)의 복잡한 사정으로 어렵게 됐다“ 며 “치밀하게 계획된 음해사건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고 말했다.

우지사는 또 자신이 고씨의 어깨에 손을 얹은 행동을 ‘가슴을 만진 행위’ 로, 사무실을 나갈 때 뒤에서 가볍게 밀며 출구쪽으로 안내한 행동을 ‘껴안으려고 한 행위’ 로 고씨측이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제주여민회는 “당시 지사실에서 고씨와 우지사가 대화한 내용이 담긴 녹음테이프와 녹취록을 14일 오후 공개하면서 피해자와 제주여민회에 대한 근거없는 비방이 도를 넘고 있어 성추행 사건의 가장 중요한 증거를 공개하기로 했다” 고 말했다.

이 녹음테이프는 22분 가량의 대화록으로 고씨는 “수차례 가슴에 손을 넣지 않았느냐” 고 질문했고 우지사는 “동생같이 생각해서… , 미안하다” “귀엽다. 진짜로∼ ”등의 답변을 거듭했다.

또 이날 제주여민회가 공개한 고씨와 제주도 여성정책과장의 대화 내용에는 “여기서 혼자 그만 털어버리라고, 그거 없었던 걸로 (여성정책과장)” 라는 부분이 들어 있었다.

우지사는 “‘어깨에 손을 얹은 것을 불쾌하게 여겼다면 미안하다’ 고 말한 것일 뿐 가슴에 손을 넣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 고 말했다.

이날 녹취록은 고씨가 지난달 5일 우지사의 성추행 행위에 대한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지사실을 다시 찾아가 우지사와 대화한 내용을 몰래 녹음한 내용이다.

정성희기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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