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은 ‘인도’이다. 타지마할 묘가 인도를 대표하는 관광명소라면 마하트마 간디(1869∼1948)는 비폭력 무저항주의로 영국에 맞서 인도의 독립을 이끌어낸 인물이다. 매콤한 맛의 카레는 전 세계인이 즐기는 음식이 됐다. 영국 출신의 전설적인 록 밴드였던 ‘비틀스’는 인도의 명상가 마하리쉬에 매료돼 모국의 식민지였던 나라를 수차례 방문, 경의를 표시했다. 비틀스의 전 멤버인 조지 해리슨은 지난해 11월29일 암으로 운명하기 직전 “내 몸을 화장해 인도 갠지스강에 뿌려달라”는 유언을 남기기도 했다.
인도는 고대 4대 문명지 중 하나이자 불교의 발상지. 인구 약 10억명으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대국’이면서 1인당 국민소득이 440달러(1998년 기준 한화 약45만3000원)에 불과한 ‘가난한 나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인도의 힘은 ‘물질’이 아닌 ‘정신’에 있다. 이 나라 국민들은 인간의 행복이란 돈의 많고 적음이 아닌 마음의 평안을 최고의 미덕으로 삼는다.
이 ‘신비로운 나라’를 다룬 책들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호주머니 속에 담아온 인도’(이윤희 지음·일빛), ‘나는 다시 인도로 떠난다’(윤재헌 지음·산해), ‘인도, 신과의 만남’(스티븐 P 아펜젤러 하일러 지음·다빈치) 등이 그것.
‘호주머니…’의 저자인 서일대 민족문화과 이윤희 교수가 바라본 인도의 풍경은 극과 극을 오간다. “뉴델리 시의 길은 아주 잘 닦여 있었다. 작은 궁전 같은 개인 저택이 수천평은 돼보이는 숲속에 조용히 자리잡고 있었다. 외곽지대에 들어서자 참혹한 광경들이 눈앞에 몰려왔다. 가련하고 측은한 사람들은 문명의 반대편에 사는 사람들 같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인도의 뉴델리 캘커타 뭄바이 아잔타 등의 유적지를 돌아 다니면서 그 속에 사는 인도인들의 일상을 들여다본다. 도로쪽으로 엉덩이를 드러낸 채 ‘볼일’을 보고, 숯불 난로 위로 팔을 두르며 고행 삼매경을 하며, 겨울인데도 벌거숭이에 가까운 남루한 옷차림의 노숙자들을 있는 그대로 묘사한다.
‘나는 다시…’도 ‘호주머니…’같은 인도 곳곳을 돌아다닌 기록이다. 이 책에서 인도는 ‘수많은 성자를 낳은 척박한 땅’이며 ‘만나는 사람마다 가슴 한 켠에 신을 향한 등불을 켜고 문을 열어놓은 나라’이다.
서른일곱의 나이에 직장을 때려치우고 무작정 떠난 인도부터 네팔 파키스탄 히말라야 등 여행기를 일기 형식으로 풀어낸 저자는 “많은 인파와 불결한 위생시설로 투덜거려도 한번 발걸음 한 사람은 모두 인도에 취한다”고 말한다. 과거와 첨단의 두얼굴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특유의 전통을 지키는 것이 인도의 매력임을 이 책은 강조한다.
‘인도, 신…’의 경우 수년간의 현지 조사와 학자적 관점에서 접근한 책이다. 힌두교의 개념부터 가정 예배, 성소와 사원, 지역 혼 숭배, 신들림 등 인도의 중심인 ‘힌두교의 이모저모’를 깊이 있게 파고든다.
저자는 “힌두교도들은 ‘다르샨(Darshan·내가 신을 보고 신이 나를 본다)’을 부르짖으며 사적이고 접근 가능한 존재로 신을 생각한다”고 말한다. 집단적으로 모이는 여느 종교와 달리 힌두교도들은 소규모 가족 단위로 사원이나 성소에서 신과 소통한다는 것. 비슈누(Vishnu)는 악마 등의 신들에게 위협받을 때 창조의 균형을 지탱해주는 신으로 힌두교의 3대 주요 종파 가운데 하나. 이와 관련해 한 사원을 방문한 순례자가 자신의 겸손을 증명하기 위해 즉석에서 삭발하는 사진도 눈길을 끈다.
이밖에 ‘티베트’ ‘마야’ ‘켈트’ 등 고대문명을 다룬 서적 3권(들녘)이 연이어 나왔다. 이 책들은 공통적으로 ‘삶 신화 그리고 예술’이라는 부제를 달고 다양한 컬러사진과 해설로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우리에게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문명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는 매력적인 사진집이라 할 수 있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호주머니 속에 담아온 인도’(이윤희 지음·일빛)
인도의 대표적인 유적지와 인도 사람들의 꾸밈없는 삶을 바라본 책. 빈부격차가 크지만 종교적으로 평안함을 추구하는 인도인들의 생활상 등을 다뤘다.
‘나는 다시 인도로 떠난다’(윤재헌 지음·산해)
30대 후반의 저자가 직장을 그만둔 후 무작정 떠난 인도 배낭여행기.
‘인도, 신과의 만남’(스티븐 P 아펜젤러 하일러 지음·다빈치)
인도인의 삶과 종교, 철학등 을 분석. 힌두교에 대한 깊이있는 성찰이 돋보인다.
‘환생의 땅-티베트’(마이클 윌리스 지음·들녘)
히말라야 산맥으로 둘러싸여 세계의 지붕으로 불리는 티베트. 달라이라마와 불교 사원 등을 소개했다.
‘영혼의 땅-마야’(티머시 로턴 지음·들녘)
별의 움직임을 보고 미래를 예측했던 마야인들의 초자연적인 세계관과 유물을 보여준다.
‘침묵의 땅-켈트’(줄리에트 우드 지음·들녘)
자연을 숭배하는 뛰어난 농부이자 건축가였던 켈트인들의 흔적들을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