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 하루 늦춰져 15일 막을 올린 2002프로야구 시범경기. 날씨가 갠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SK전은 여러 가지 볼거리를 제공했다.
일본프로야구에서 2년 만에 복귀한 한화 정민철과 SK 김기태 등 ‘이적선수’들의 활약 여부, 달라진 스트라이크존이 주요 관심사.
고향팬 앞에서 공식복귀전을 가진 정민철은 선발로 나서 2이닝 동안 홈런 1개 포함, 8안타 6실점(5자책)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변화구 위주로 피칭했으며 직구최고시속은 144㎞.
정민철은 “아무리 시범경기지만 에이스로서 팬과 동료들에게 믿음을 줘야 하는데 실망스런 모습을 보여줘 송구스럽다. 반성을 많이 했다. 코너워크가 제대로 안돼 안타를 많이 맞았지만 직구스피드가 예상보다 많이 나와 본시즌에선 좋은 피칭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경기에선 이적생들이 단연 눈에 띄었다. 사실상의 ‘친정팀’으로 돌아간 김기태는 4번 지명타자로 나서 6회 3점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예전의 방망이솜씨를 보여줬고 두산에서 한화로 트레이드된 이도형도 2점홈런 등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주전포수 자리를 예약. SK의 트리플 A출신 새 용병 호세 페르난데스는 홈런과 2루타 한 개씩을 날리는 장타력으로 거포부재의 SK에 희망을 안겨줬다.
한편 올해부터 공 2개 정도 높아진 스트라이크존은 많은 변화를 예고했다. 투수들은 유리한 볼카운트로 이끌 수 있는 이점을 봤지만 위험부담도 커졌다. 타자들이 종전보다 훨씬 공격적 성향으로 바뀌었기 때문. 게다가 높은 코스에 형성되는 스트라이크는 장타허용의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음을 이날 경기에서 보여줬다. 한화 이도형이 3회 SK 이용훈으로부터 뽑아낸 홈런도 높은 코스의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가는 공이었다.
치열한 타격전이 펼쳐진 이 경기에선 SK가 14-10으로 승리했고 마산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롯데-LG전은 운동장 사정으로 취소됐다.
대전〓김상수기자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