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열리는 2002동아서울국제마라톤 마스터스부문엔 그 어느때보다 풀코스 첫 도전자들이 많다. 올해부터 풀코스만 열리기 때문에 그동안 10㎞나 하프코스를 뛰던 동호인들도 풀코스를 신청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105리가 넘는 길. 뛰기도 전에 지레 겁부터 먹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초보자들을 이끌어 줄 ‘눈밝은’ 페이스메이커가 시간대별로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만 잘 뒤쫓아 가면 무리없이 ‘완주’란 결실을 얻을 수 있다.
올해 동아마라톤엔 15명의 ‘베테랑 마라토너’가 페이스메이커로 나선다. 페이스메이커들은 모두 자신의 기록을 뒤로 하고 초보자들을 위해 ‘희생’하는 마라토너들이다. 동아마라톤 페이스메이커는 모두 자원봉사형식으로 참여한다. 올핸 일산호수마라톤클럽 회원들이 선뜻 ‘봉사’를 자처했다. 초보자들을 위한 시간대는 4시간과 4시간30분, 5시간. 각 시간대별로 5명이 페이스메이커로 나선다.
4시간30분 페이스메이커로 나선 박천식씨(54)는 그동안 풀코스 9번완주에 7번을 페이스메이커로 나설 정도로 페이스메이킹에 일가견을 가지고 있다. 이밖에 대부분이 최소 5회이상 풀코스를 완주한 베테랑들. 지난해에 이어 여자마라톤 동호인 이순임씨와 문경임씨 등 2명이 페이스메이커로 나서 초보자들을 더욱 안심시켜줄 전망이다.
이들은 깔끔한 페이스메이킹을 위해 40일전부터 매주 일요일 일산 호수공원에 모여 ‘합동훈련’을 했다. 페이스메이커는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페이스로 뛸 수 있는 능력이 으뜸. 이 때문에 각 시단대별로 5㎞을 일정한 속도로 주파하는 훈련을 계속해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페이스메이커들은 초보자들에게 “훈련은 대회에 나가는 것처럼 신중히 하고 대회는 연습하듯 여유있게”라며 풀코스 완주법을 권고한다.
페이스메이커 팀장 박천식씨는 “조급하게 마음 먹을 것 없다. 언제 서울시내를 맘껏 달려보겠는가. 서울시내를 천천히 구경하듯 즐기면서 뛰다보면 쉽게 결승선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페이스메이커는 고무풍선을 달고 뛰기 때문에 멀리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오렌지색 유니폼을 맞춰입고 오색 고무풍선을 달고 뛴다. 고무풍선에 목표시간대가 표시돼 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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