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에 재학중인 두 딸이 3월14일 이른바 ‘화이트데이’에 학교에서 벌어진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많은 여학생들이 퀵서비스 배달원으로부터 핑크빛 바구니에 담아 예쁘게 포장한 초콜릿을 전달받아 교실 안은 하루종일 어수선한 분위기였다는 것이다. 나는 하도 어이가 없어 다시 묻자 퀵서비스 배달원이 학교 교실에 초콜릿 바구니를 들고 와 배달을 했다는 것이다. 학교 교실에 퀵서비스 배달원이 책을 가지고 들어가기도 힘들텐데 초콜릿 바구니를 배달하다니 세상 참 많이 변했다는 것을 느꼈다. 그 선물은 여학교이니만큼 모두 남자 친구로부터 온 선물이었다. 퀵서비스 배달원이 이성교제의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상인들의 상혼이 공교육의 인성교육 현장까지 지장을 초래하는 것은 심각히 되새겨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