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코스닥의 봄’ 기대반 걱정반

  • 입력 2002년 3월 18일 17시 32분


코스닥시장이 지수 100 시대를 눈앞에 두게 됐다. 13거래일 중 12일 상승, 최근 7거래일 연속 오름세의 파죽지세로 18일 코스닥지수가 단숨에 90선을 회복한 것.

이제 투자자의 관심은 96년 시장 출범 당시의 지주 100을 회복할 수 있느냐, 또 코스닥만의 독자적인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느냐에 모아지고 있다.

▽지수 100 회복의 의미〓코스닥지수는 1999년 이후 세계 증시 역사에 남을 만한 거품을 기록했다. 2000년 3월 283까지 치솟았던 지수가 지난해 9·11테러 이후 48.62로 떨어졌다. 1년반 만에 지수가 6분의 1로 줄어든 것.

테러 이후 증권가에는 ‘아직도 주가에는 거품투성이’ ‘시장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코스닥을 주식시장으로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등의 비난이 나돌았다. 한마디로 시장 취급을 받지 못했다.

따라서 코스닥지수 100 회복은 1999, 2000년 당시 큰 거품 이후 투자자들 머리에 깊이 각인됐던 ‘코스닥은 믿지 못할 시장’이라는 이미지를 씻는다는 의미를 지닌다.

▽아직은 단기적으로 바라볼 때〓지난해 테러 이후 종합주가지수는 468까지 떨어졌다 최근 870선에 근접했다. 코스닥지수도 48.62였다가 18일 91.78로 마감했다. 두 시장의 상승률은 85%와 90%로 비슷하다.

문제는 앞으로의 전망. 일단 겉으로는 코스닥이 거래소에 비해 유리해 보인다. 종합주가지수는 1,100이라는 역사적인 전고점을 갖고 있기 때문. 벌써부터 지수 1,100의 부담을 이겨낼 수 있을지가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러나 코스닥은 이런 전고점이 없다. 2000년 9월 이후 1년반 동안 지수가 90대 이하에 있었기 때문에 두꺼운 매물벽도 돌파했다. 투자자에게 심리적 부담감을 줄 지수대가 없다는 게 장점.

문제는 코스닥의 실력. 코스닥의 독자적인 상승세를 위해서는 정보기술(IT) 분야 경기 회복이 필수적인데 코스닥의 IT기업들이 이를 주도할 실력이 있느냐가 문제다.

박효진 신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등록한 IT기업 중 KT SK텔레콤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에 납품하는 업체가 절반인 게 한국 코스닥 기업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코스닥만의 독자적인 상승세를 논하기는 이르다는 의견이 대부분.

김주형 동양종합금융 과장은 “최근 코스닥 상승세는 실적이 아닌 기대감에 근거한 것”이라며 “따라서 중장기적이고 독자적인 코스닥의 상승세를 논하기는 이르며 당분간 코스닥지수는 거래소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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