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25인 서울도착 이후]'자유의 땅' 연착륙 유도해야

  • 입력 2002년 3월 18일 18시 42분


18일 오후 서울에 도착한 탈북자 25명은 그들의 희망대로 ‘자유의 땅’을 밟게 됐지만 앞날이 꼭 밝지만은 않다. 급증하는 탈북자들의 ‘연착륙(soft landing)’을 유도하기에는 대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한국으로 오기를 원하는 탈북자는 모두 받아들인다는 방침을 견지하고 있다. 또 97년 말 최대 100명까지 수용이 가능한 하나원을 설립하고 정착지원금을 상향조정하는 등 탈북자들을 위한 제도적 장치도 나름대로 보완했다.

그러나 2000년 312명, 2001년 583명이던 탈북자 수는 올해 10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는 등 해마다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폭증하고 있다. 이로 인해 탈북자들이 사회적응을 위해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하나원은 현재도 적정인원보다 최대 50%까지 초과 운영되고 있고 교육기간도 당초 3개월에서 2개월로 줄어들었다.

탈북자동지회 안영길(安英吉) 사무국장은 “하나원에서 교육을 받고 나와도 사회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며 “탈북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널리 퍼져 있어 일자리 구하기가 대단히 어렵다”고 호소했다. 현재 탈북자의 20% 정도가 실업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이 안 국장의 얘기다.

통일부의 실태조사결과 또한 탈북자들의 어려운 사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국내에 입국한 탈북자의 절반가량이 평균 세 차례 이상 직장을 옮겼으며 40여명은 남한 사회 적응을 아예 포기하고 새로운 삶을 찾아 이민길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탈북자 가구당 평균 월소득도 110만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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