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컬렉션방법 "작가에게 구입하면 되팔기 어렵다"

  • 입력 2002년 3월 19일 17시 18분


‘작품마다 정가라도 붙어 있으면 자기 호주머니와 의논해서 말이라도 건네 보겠는데, 작품이 작가의 얼굴처럼 보이고 무슨 귀족이라도 된 것처럼 재고 앉아 있는 화랑주인에게 값 물어보기도 귀찮아 현대 작품 사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여성동아·1975.10.)

고 김원룡 서울대교수(고고학)의 말이 아니더라도 취미건 투자건 미술품 수집은 어렵다. 김달진 미술연구소장은 먼저 작품을 보는 안목을 길러야 하고, 안목을 기르려면 많이 보는 것 외엔 길이 없다고 잘라 말한다. 그러나 미술품이 어렵게 느껴지면?

그는 “심오한 의미나 형상성을 찾아내려고 하기 때문”이라며 “초보자가 모노크롬(한 색만 사용해 표현하는 단색화)에서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냥 보고 넘어가다 보면 ‘아는 만큼’ 보인다”고 강조했다.

주의할 점은? 처음부터 한 작품도 놓지지 않겠다는 각오로 꼼꼼히 들여다보면 실증이 난다. 한바퀴 가볍게 돌아본 뒤 관심가는 것을 눈여겨 본다. 전시장을 드나들며 강좌나 서적을 접하다 보면 어느새 (물리적으로는 아니더라도) 작가와 가까워진다.

다음은 미술품 구입. 가격이 싼 판화나 드로잉부터 시작한다. 작가의 개인전은 많은 작품이 나오고 가격도 화랑과의 조율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합리적이다. 싸게 산다고 작가에게서 직접 구입하면 되팔기 어렵다.

한국화랑협회 감정담당 김기리씨는 “작가 제작시기 상태에 따라 가격이 다르고 작가나 화랑에서도 공개를 꺼린다”고 말했다. 이 협회에서 2000년 가을 발표한 작가별 호당 가격이 참고가 될만 하다(표참조). 이밖에 권여현 김덕기 김선두 문봉선 박항률 사석원 유근택 이석주 정종미 황주리 등이 요즘 주목받고 있는 작가들.

부산에서 화랑을 경영하는 조 현씨는 다음과 같이 권한다.

▽100만원으로 집안분위기 살리기〓가로 세로 10㎝ 정도의 크기로 제작되는 소형 판화의 가격은 보통 10만원 내외. 작기 때문에 오히려 판화 특유의 밀도를 느낄 수 있다. 판화지의 여백과 액자를 감안하면 생각보다 작은 크기도 아니다.

식탁 바로 옆 벽면에 걸면 부엌의 분위기를 확 바꿔준다. 거실에는 아무래도 10호 이상의 작품이 어울린다. 100만원이면 소형 판화 5점을 사고 중견작가의 중형 판화 한점을 살 수 있다.

▽500만원으로 전문 컬렉터 되기〓젊은 작가의 유화 작품을 100만원 이하의 가격으로 구입한다. 선택의 폭도 넓고 미완의 대가를 기다린다는 의미도 있다. 거실처럼 넓은 공간에 걸고 싶으면 50호 안팎의 스케일 있는 작품도 좋다. 대가의 작품은 가능하면 판화를 구입한다. 나머지 돈으로 소형판화나 드로잉 작품을 구입하면 다채로운 디스플레이가 가능하다.

김진경 기자 kjk9@donga.com

▼작가별 미술품 호당 가격▼
서양화

이름가격이름가격이름가격이름가격
강대운30김창렬70손장섭25이종무50
강연균35김 태40송 룡30이중섭5,000
강우문30김형근200송번수25이한우30
고영훈20김형구40신양섭50임옥상20
곽 훈25김호걸30안병석20임직순200
구자승25김환기500오수환10장두건100
권순철25김흥수300오승우50장순업50
권옥연200남 관200오승윤15장욱진5,000
김구림60도상봉800오지호350장리석60
김봉태10문학진200류경채100전상수50
김상유20박고석300유병엽70전형림100
김선희20박득순100유영국300정건모40
김영재50박서보30윤명로25정상화30
김영주40박성환50윤중식300최동렬20
김 원50박수근5,000윤형근20최쌍중50
김원숙25박영선50이대원100최영림200
김인승100박용인30이두식20하인두100
김일해20박창돈60이만익60하종현25
김종복50변종하250이성자30홍종명50
김종하50서승원15이세득70황염수300
김종학30손동진100이수재25황영성50
김종휘25손상기30이우환30황용엽50
김창락50손수광30이융세15황유엽50

한국화

이름가격이름가격이름가격이름가격
권영우15변관식100이규선30임송희20
김기창100서세옥40이상범150장사의15
김동수20성재휴80이숙자40장우성40
김영기20송계일15이양원20정은영30
김옥진20송수남30이열모25천경자150
김은호150송수련15이영수20하태진25
김학수20송영방30이영찬25허건30
노수현100안동숙20이왈종20허백련70
민경갑50오용길20이유태25홍석창15
박노수30오태학30이응노120황창배25
박대성25원문자15이인실20
박생광70류민자15이종상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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