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돌아온 라이언’ 양준혁 3안타

  • 입력 2002년 3월 19일 17시 50분


프로야구 선수 가운데 양준혁(33) 만큼 기구한 운명을 가진 선수도 없다.

93년 신인왕을 차지하는 등 6년간 고향팀 삼성의 간판타자로 활약했지만 99년 해태(현 기아)로 충격적인 트레이드를 당한 뒤 “야구를 그만두겠다”며 기자회견. 이때 골이 깊어진 구단과의 감정 때문에 1년 뒤 다시 LG로 트레이드됐다.

프로야구선수협의회 창립의 중추멤버로 동분서주하더니 지난 시즌 뒤엔 규정이 바뀌는 바람에 얼떨결에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렸다. 너무 비싼 몸값 때문에 소속팀 LG와의 협상에 실패,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뻔 했으나 다행히 고향팀 삼성에서 그를 불렀다. FA 사상 최고액인 23억2000만원에 4년간 계약.

자신을 불러준 삼성과 김응룡 감독에 ‘충성’을 맹세했던 ‘비운의 사나이’ 양준혁의 방망이가 정규시즌 개막전부터 뜨겁다.

19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기아-삼성의 시범경기. 2회와 4회 연속안타를 뿜어낸 4번타자 양준혁은 6회에도 1사 3루에서 1타점짜리 중월 2루타를 터뜨려 최고의 컨디션임을 보여줬다. 이날 양 팀 통틀어 나온 유일한 타점. 17일 현대전에서 2점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3타점을 기록한 양준혁은 이날도 4타수 3안타 1타점을 날려 올시즌 대활약을 예고했다.

삼성이 1-0으로 이긴 이 경기에선 양팀의 외국인투수들이 총출동해 관심을 모았다. 선발 맞대결을 펼친 삼성 브론스웰 패트릭과 기아 마크 키퍼는 각각 2이닝과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합격점을 받았다. 특히 기아의 마무리투수 다니엘 리오스는 145㎞를 웃도는 강속구를 주무기로 2이닝을 퍼펙트로 막는 인상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한화는 대전에서 ‘기록의 사나이’ 장종훈이 결승 3점홈런을 터뜨리는 등 3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두산을 12-1로 크게 눌렀고 현대는 수원 LG전에서 0-2로 뒤진 3회말 코리 폴의 역전 3점홈런을 발판삼아 5-3으로 이겼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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