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과 형수, 조카 등 우리 일가족은 17일 동아서울국제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했다. 전날 전남 해남군에서 저녁 8시까지 목장 일을 하고 심야버스로 새벽에 서울에 도착한 형님 가족과 함께 광화문 앞에서 힘차게 출발했다. 모두 풀코스 완주에 성공했으나 형수는 경기 도중 무릎 부상이 생겨 다리를 절면서 완주했다. 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해 백화점 내 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중 형수의 무릎이 마비됐다. 순간 우리는 너무 당황했다. 아픈 형수도 문제지만 만일 오늘 못 내려가 젖소의 젖을 하루라도 짜지 못하면 큰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곳 신세계백화점 응급실 간호사의 신속하고 헌신적인 응급 처치를 받은 뒤 그 날 저녁 출발, 새벽에 해남에 도착해 새벽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한다. 지금도 터미널 가는 지하철에서 완주기념메달을 목에 걸고 사람들에게 자랑하던 모습과 헌신적이었던 백화점 간호사의 얼굴이 떠오른다. 우리 가족을 대신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