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인천에 사는 언니집에 갔다가 오는 길에 지하철을 이용했다. 그런데 맞은 편에 앉은 40대 중년 부부 발 밑에 땅콩 껍질과 부스러기가 수북히 쌓여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처음엔 내 눈을 의심했다. 하지만 땅콩을 먹으면서 부스러기를 연신 바닥으로 쓸어 내리고 옷에 떨어진 부스러기도 밑으로 툭툭 털어 버리는 것이 아닌가. 그러고는 목적지에서 그냥 내려버렸다. 그동안 아이들에게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책임감을 강조해 왔는데, 그 광경을 보고 아이들 얼굴 쳐다보기가 너무 민망했다. 그날 지하철 안에는 많은 승객들 중 나를 포함해 아무도 그들 부부에게 나서서 한마디 하는 사람이 없어 씁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