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KCC 이지스는 달랐다. 정규리그에서 용병에 대한 득점 의존도가 10개 팀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인 32.7%에 그쳤다. 대신 이상민 정재근 추승균 이현준 양희승 등 신장이 큰 가드와 포워드 라인을 이용한 전원 공격-전원 수비의 ‘토털 바스켓볼’이 위력을 떨쳤다.
KCC의 이런 면모는 20일 전주체육관에서 열린 SBS스타즈와의 2001∼2002애니콜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3판 2선승제)에서도 유감 없이 발휘됐다.
이날 KCC는 존스(6점)가 경기 초반부터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고 흥분한 나머지 팀 플레이를 망쳤고 콥(8점) 마저 파울트러블에 걸렸다. 반면 용병 의존도가 47%에 이르는 SBS는 1쿼터에 팀이 올린 17점을 페리와 데릭스가 합작하며 대조를 이뤘다.
용병 부진으로 경기 초반 접전을 벌인 KCC는 추승균(30점) 이상민(20점) 정재근(14점)의 활발한 공격과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로테이션 수비를 앞세워 87-70으로 크게 이겼다.
이로써 KCC는 남은 2경기에서 1승만 추가하면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 정규리그 2위 SK 나이츠와 챔피언 결정전 진출을 다투게 됐다.
정규리그 막판 15승3패의 눈부신 승률로 9위에서 3위로까지 순위를 끌어올린 KCC의 불같은 기세는 포스트시즌에서도 여전히 식을 줄 몰랐다.
7차례 동점을 반복한 KCC는 60-56으로 쫓긴 4쿼터 초반 추승균과 정재근이 골밑 득점에다 보너스 원샷까지 얻는 3포인트 플레이로 연속 6득점, 10점차로 달아나며 대세를 결정지었다.
사타구니 부상 중인 데릭스(7점)를 대신해 페리(36점)가 공격을 이끈 SBS는 무득점에 그친 김성철과 김훈(7점), 김상식(8점) 등 외곽 슈터의 부진이 아쉬웠다.
SBS는 4쿼터 후반 크게 뒤지면서 데릭스를 벤치로 불러들였고 KCC 역시 19점차까지 달아난 경기 종료 3분10초전 이상민 추승균 존스를 빼 다음 경기에 대비했다.
KCC의 4강행 결정과 SBS의 벼랑 끝 탈출 여부가 걸려 있는 2차전은 22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전주〓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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