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팀의 베스트건강법]서울대병원 위암치료팀

  • 입력 2002년 3월 24일 17시 36분


‘위암 수술 뒤 5년간 생존율을 높여라!’

서울대병원 위암 치료팀에 ‘5년 생존율’의 의미는 각별하다. 일부 환자는 “수술을 받아도 5년밖에 못산다는 이야기냐”며 오해하기도 하지만 이 기간을 넘어서면 위암이 재발할 확률이 거의 없어져 ‘완치’됐다고 판단할 수 있는 잣대가 되기 때문.

‘5년 생존율’을 위해 치료팀은 긴밀한 협력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위암 진단은 소화기내과의 송인성 정현채 김주성 교수가 담당하고, 수술여부를 확정짓는 것은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촬영 등을 통해 진단방사선과 한준구 교수가 맡는다. 본격적으로 위암 치료를 하는 사람은 외과 양한광, 종양내과 방영주 교수로 각각 위암 수술과 항암요법을 담당한다.

이 가운데 소화기내과 송 교수팀은 위염과 위궤양의 주범으로 꼽히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 연구에서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국내 제약사와 공동으로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줄인 항염증제 ‘유파티린’을 개발했다.

또 방 교수는 서울대 암연구소 소장이며 94년 위암이 세포 자체의 결함으로 TGF-β라는 일종의 ‘자살 명령’을 받아들이지 못해 생긴다는 사실을 박재갑 국립암센터 원장과 함께 세계 최초로 밝혀내기도 했다.

위암 환자는 암세포가 커져도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할 때가 많다. 기껏해봐야 복부 불쾌감이나 통증, 소화불량 등을 호소하는 정도. 이 때문에 겉으로는 ‘멀쩡한’ 사람이 몸 전체에 암세포가 퍼진 뒤에야 병원을 찾을 때도 있다. 실제로 서울대병원을 찾은 위암 환자의 10%는 아무런 증상도 느끼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의료진은 정기적인 검사로 조기 진단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는 암을 ‘예방’하는 것은 아니지만 조기 진단하면 그만큼 수술 효과가 높아 ‘완치’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암세포가 위 점막 또는 점막 바로 밑(점막하층)까지만 퍼져있을 때를 조기 위암이라고 하며 이 때 수술하면 5년 생존율이 △림프절 전이가 없으면 90% 이상 △전이가 있으면 84% 정도로 높다.

대표적인 진단 방법은 내시경 검사. 진단 장비와 기술이 발전해 현재는 암세포가 5㎜ 정도라도 위암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위암으로 진단받으면 CT 및 MRI 검사를 받는다. 검사 결과는 수술을 할지, 곧바로 항암치료를 할지 결정하는 기준으로 사용된다. 암세포가 몸속 다른 장기로 퍼져 있으면 수술을 하더라도 별다른 효과가 없기 때문.

“의사가 수술을 권한다는 것은 곧 ‘희망’을 가져도 된다는 말입니다.”

양 교수는 “많은 환자가 수술에 대한 두려움으로 엄청난 돈과 시간을 검증이 안된 민간요법에 쏟아부으며 병을 키우고 있다”며 안타까워 했다. 위암 치료에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암세포를 제거하는 수술이라는 것. 양 교수는 “최근에는 위 절제 부위를 줄이고 위 기능을 최대한 살리는 등 환자의 ‘삶의 질’을 고려한 수술법 개발과 관련 연구가 속속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항암 요법은 말기 암 환자에게나 수술 뒤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주로 사용된다. 수술 뒤에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암세포를 항암제로 고사(枯死)시키는 일종의 ‘뒤처리’ 역할을 하는 셈.

현재 국내 위암 발병률은 인구 10만명당 100명 정도로 남성이 여성보다 2배 이상 잘 걸린다. 2000년 사망원인 통계연보에 따르면 위암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폐암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세계적으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위암에 잘 걸리는 것으로 조사돼 ‘위암 대국’이라는 불명예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

“위암을 정복했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진단기술과 수술법, 항암요법 등을 십분 활용하면 불치병이 아닌 것만은 분명합니다.”

송 교수는 40세 이상이면 남녀를 불문하고 내시경 또는 위장 조영술 등의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40대부터 위암 환자가 점차 증가해 50, 60대에 환자수가 정점에 이르기 때문.

또 송 교수는 △과음과 흡연을 피하고 △적게 먹고 규칙적으로 식사하며 △신선한 채소와 현미, 잡곡 등 섬유소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고 △싱겁게 먹으면 위장병과 위암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위암 치료 분야 전국명의▼

분야이름소속연락처
소화기
내과
현진해고려대 안암02-920-5560
송인성서울대02-760-2301
정현채
민영일울산대 서울중앙02-3010-3171
최규완성균관대 삼성서울02-3410-2177
이종철
이상인연세대 영동세브란스02-3497-2330
박인서연세대 신촌세브란스02-361-6041
심찬섭순천향대02-709-9202
일반
외과
노성훈연세대 신촌세브란스02-361-6179
양한광서울대02-760-2301
목영재고려대 구로02-818-6041
김병식울산대 서울중앙02-3010-3471
김용일성균관대 삼성서울02-3410-2173
권성준한양대02-2290-8444
박조현가톨릭대 강남성모02-590-1435
최용만이화여대 동대문02-760-5123

▼위암 전국 명의들

위암은 폐암과 함께 국내 암 사망률 1, 2위를 다투는 질환. 특히 한국인은 일본인과 함께 위암에 잘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위암은 진단에서부터 수술 결정, 수술과 항암 요법 등 모든 과정이 경중(輕重)을 따질 수 없을 만큼 중요하다. 이 때문에 소화기내과 일반외과 방사선과 종양내과 등 여러 분야의 의사가 협력해야 환자의 치료 효과가 좋아질 수 있다.

국내 위암 진단의 명의로는 고려대 안암병원의 현진해 교수와 서울대 송인성 정현채 교수 등이 꼽힌다. 이 가운데 현 교수는 현승종 전 국무총리의 조카이면서 국내 최초로 위 내시경을 치료 분야에 도입한 주인공.

위암 수술을 담당하는 외과 전문의로는 연세대 노성훈, 서울대 양한광 교수 등이 대가로 불린다. 노 교수는 1년에 위암 수술 환자만 500명이 넘을 정도로 환자가 많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또 양 교수는 최근까지 왕성한 진료활동을 벌였던 김진복 인제대 백중앙의료원장(전 서울대 교수)의 사위이기도 하다. 위암수술의 권위자인 김 교수는 현재 심장질환으로 치료를 받고 요양중에 있어서 주변 사람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차지완 기자 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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