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바티스사의 프랑크 보베 사장(43)은 글리벡의 장점을 설명하면서도 한국내에서 신약의 중대성을 외면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보베 사장은 “약가 문제 때문에 글리벡 공급을 중단하고 회사를 철수한다는 등의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환자가 있는 한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제약회사를 이익만 아는 약장사로 보는 시각이 강하지만 외국에서는 제약회사를 공공적인 성격이 강한 기업으로 보며 실제로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해 5월부터 지금까지 239명의 만성골수 백혈병환자에게 52억원 상당의 글리벡을 지원한 것도 제약회사의 공공적인 성격을 보여주는 한 예라고 보베 사장은 말했다.
“최근 미국과 일본 등 선진 7개국의 약가가 2만5000∼3만5000원으로 결정된 상황에서 한국에서만 약값이 지나치게 낮을 경우 암시장이 형성되고 선진국으로 약이 역수출되는 현상이 벌어지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정작 필요한 환자에게 약이 가지 않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보베 사장은 최근 정부의 보험재정 위기를 감안해 글리벡 약가를 종전 2만5000원에서 2만4050원으로 낮춘 약가재조정안을 보건복지부에 제출했으며 절반정도의 만성골수 백혈병 환자를 위해 환자가 내는 치료비의 3분의 1을 부담하는 ‘환자기금’도 제안했다.
그는 글리벡이 2월에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위암의 일종인 위장관 기저 종양(GIST) 치료제로도 허가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현재 인터페론 치료에 실패한 만성기 환자나 모든 급성기 가속기 환자만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만성기 때부터 글리벡을 사용하면 인터페론보다 치료율이 2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므로 앞으로는 글리벡의 보험 대상이 더욱 확대되어야 합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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