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투고타저가 되야만 한다!"

  • 입력 2002년 3월 25일 14시 35분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는 새로 도입된 스트라이크 존 변경에 따른 투고타저의 바람이 불고 있다.

스트라이크 존이 확대됨에 따라서 투수들의 선택 범위가 넓어져 삼진수는 늘어난 대신에 볼넷의 수는 줄어들고 있는 것. 원래 야구 규칙에는 스트라이크 존이 무릎 아래부분에서 어깨와 허리벨트의 중간선으로 나와있지만 지난해까지는 상한선을 허리벨트로 정해 판정해왔다.

어찌 보면 올해 상한선이 확대되는 것은 야구 규칙에 맞는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도 있다.

프로야구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 미국에서도 타고투저의 현상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스트라이크 존의 범위를 지난해에 확대했고 올해는 한국과 일본이 시도.

올 시즌 75경기의 시범경기를 치른 일본프로야구의 경우 스트라이크 존을 넓힌 후 투고타저 현상이 눈에 띄게 늘었는데 일단 삼진수는 증가, 사사구 수는 감소.

팀 전체의 타율도 지난해와 비교해서 9리가 떨어졌고 방어율도 거의 1점이 낮아졌다.

한국은 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90년 초까지는 투고타저가 주류를 이루었지만 이후부터 지난해까지는 타고투저의 현상이 계속되어 왔다.

이러한 타고투저는 프로팀들에게 투수력에 대한 중요성을 더욱 일깨워 주게 되었다.

어떤 이는 타고투저니까 타력이 좋은 팀이 보다 나은 성적을 거둘 것이 아니냐 하겠지만 야구라는 경기는 투수놀음이라는 말이 있듯이 대부분 투수의 능력에 따라 승패가 갈리게 되는 것이 그 이유.

투수가 야구경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이상이라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그 중요성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전통적으로 투수력이 강했던 해태(현 기아)는 9번이나 코리안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매 시즌 최고의 타선을 자랑했던 삼성은 단 한 번도 우승 반지를 끼워보지 못한 것이 그 좋은 예.

그렇다면 투고타저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뭘까?

투수력이 약해 투수가 자주 바뀌게 되면 경기의 흐름이 끊어지게 되고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경기 시간은 늘어나고 평소보다 수준이 떨어지는 경기가 나올 확률이 커지게 되는 것.

선수들도 그렇지만 경기가 지연되면 팬들은 지루함을 느끼게 되고 프로야구에 대한 흥미도 반감이 된다.

투수력의 안정이 되어있어야만 정말 프로다운 경기가 나올 수 있고 난타전이 아닌 긴장감 속에서의 한 점차 승부가 나오게 되는 것이다.

시원한 홈런과 안타도 야구의 볼거리 중 하나이긴 하지마 그보다는 마지막 9회말까지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경기가 진정한 프로야구 경기가 아닐까?

[제공 : http://www.entersport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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