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할 베리 "내게 오는데 74년 걸려"

  • 입력 2002년 3월 25일 18시 35분


“74년이 걸려 이 상이 내게 온 것 아닙니까.”

흑인 여배우로는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할 베리(34)는 그의 이름이 장내를 울리자 한동안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이 순간은 나보다 너무나 크다”며 “이제 흑인 여배우들을 위한 (아카데미) 문이 열렸다”고 말했다.

베리는 ‘몬스터스 볼’(Monster’s Ball)에서 혼자 아들을 키우는 미망인으로 열연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그는 이 작품으로 제52회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을 비롯해 호평을 받았으나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였다.

미인 대회 출신인 베리는 90년대이후 가장 아름답고 매력적인 배우로 꼽혀왔다. 91년 스파이크 리 감독의 ‘정글 피버’로 데뷔한 뒤 ‘부머랭’ 등에 출연했다. 하지만 이때까지 베리에 대한 평가는 연기력보다는 미모가 더 돋보이는 여배우였다.

98년 ‘불워스’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베리는 TV 시리즈 ‘X-멘’ ‘스워드 피쉬’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데 이어 이제 ‘몬스터스…’로 역사에 남을 여배우가 됐다.

김갑식기자 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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