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중인 미국계 컨설팅업체 액센추어의 데이비드 크로 화학산업담당 글로벌 수석파트너(사진)는 25일 본보 기자와 만나 “화학산업은 규모를 키워 원가를 절감해야 하는 대표적인 산업”이라며 “한국의 화학산업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과감한 구조조정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5년 전부터 액센추어의 화학부문 컨설팅 프로젝트를 총괄해온 크로씨는 듀폰, 다우케미컬, 바스프 등 세계적인 화학업체들의 구조조정을 자문하면서 화학산업 구조조정 전문가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그는 세계 화학산업 현황에 대해 “최근 미국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었던 화학산업이 회복단계로 접어들었다”며 “늦어도 내년 상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중동지역에서 대규모 화학설비가 증설되고 있고 중국이 화학산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어 세계적인 공급과잉 문제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중국은 조만간 폴리염화비닐(PVC), 폴리프로필렌(PP) 등 기술장벽이 낮은 범용제품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범용제품에 집중돼 있는 한국의 화학산업을 크게 위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른 나라의 구조조정 움직임에 대해 “미국 다우케미컬은 국제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수년 전부터 설비를 늘리고 원가를 줄이는 노력을 기울였고 싱가포르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범용제품 위주의 화학산업을 특수제품 위주로 전환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한국도 제품 포트폴리오가 같은 업체들끼리 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우고 고급합성수지(ABS) 등 기술 측면에서 진입장벽이 높은 특수제품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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