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내친구]외발자전거 타는 백종호-승필 부자

  • 입력 2002년 3월 26일 17시 28분


아빠 백종호씨와 아들 승필군이 다정하게 외발자전거를 타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아빠 백종호씨와 아들 승필군이 다정하게 외발자전거를 타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신종 레포츠의 메카를 아시나요.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 주변이 바로 그곳이다. 주말 평화의 문 광장 앞에 많은 사람이 모여든 가운데 여러명이 제각기 외발자전거에 올라타 제자리에서 뱅글뱅글 돌기도 하고 부딪칠 듯 아슬아슬하게 꼬리를 물고 달리고 있었다. 요리조리 달리는 외발은륜 중에서도 돋보인 것은 ‘아버지와 아들’.

백종호씨(37·자영업)와 승필군(8·경동초등학교2)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레이스를 벌이다가 사이좋게 손을 잡고 외발자전거를 타기도 한다.

다소 육중한 몸매의 백씨가 재빠른 아들을 따라다니긴 버거운 모양이다. 일찌감치 자전거에서 내려 이마에 송송 맺힌 땀방울을 닦아낸다.

백씨부자가 외발자전거를 접한 것은 지난해 10월. 백씨가 어느날 중구 황학동 벼룩시장엘 갔다가 외발자전거를 발견, 아들에게 가르쳐 줄 요량으로 구입했다.

문제는 이때부터. 어떻게 타는지를 알 수가 있어야지…. 외발자전거 가르쳐주는 곳을 찾아내기 위해 백방으로 알아보던 백씨는 인터넷 카페에 외발자전거동호회가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 그길로 아들 손을 잡고 평화의 문으로 뛰어나왔다.

처음엔 아들만 가르쳐줄 생각이었는데 어른들도 잘 타는 것을 본 뒤 내친김에 자신의 자전거도 구입해 함께 타고 있다. 자전거만 벌써 3개째 구입.

백씨부자처럼 한국외발자전거를 즐기는 외발자전거동호회(CUC) 회원은 26일 현재 288명. 이중엔 여성회원도 50명이나 된다. 평화의 문 앞의 서울모임뿐만 아니라 대전과 대구에서도 정기적인 모임이 있다.

이들이 모이게 된 것은 지난해 7월 이용남씨(31·회사원)가 인터넷에 카페를 차리면서부터. 이씨는 94년 호기심에 전화번호부를 펴놓고 50여군데의 자전거점포에 직접 전화를 걸어 어렵게 외발자전거를 사 독학으로 배웠단다. “분명 어딘가에 나와 비슷한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카페를 차렸죠. 9월 첫모임 때 5명이 모였는데 이젠 많이 늘었죠.”

흔치 않은 레포츠를 즐기는 이들에겐 해프닝이 많다. 김재인씨(26·회사원)는 경기 남양주시에서 서울 잠실까지 외발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한다. 그런데 옆에서 지나가던 두발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깜짝 놀라 가로수를 들이받는 것을 한두번 본 게 아니란다.

홍해미양(18·잠실여고3)이나 박순갑씨(28·회사원)는 서커스단원으로 숱하게 오해를 받았단다. 외발자전거를 타고 가면 “야, 피에로다”라며 동네꼬마들이 따라온다나. 한번은 외발자전거 두 대를 나란히 놓고 쉬고 있었는데 “왜 멀쩡한 자전거를 뜯어놨느냐”고 지나가던 어른에게 호통을 들은 적도 있다고 털어놓는다.

외발자전거가 재미말고 건강에도 좋을까? 곧바로 서야 하기 때문에 자세교정엔 만점. 다이어트 효과도 있고 어디로 넘어질 줄 모르기 때문에 균형감각과 운동신경도 발달한단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

▼농구 하키 등반…“외발자전거로 못할게 없어요”

외발자전거도 어엿한 레저스포츠. 일본국적의 책 핼펀 주도로 1980년 세계연맹(IUF)이 결성됐고 올림픽종목 진입을 꾸준히 시도하고 있다.

84년 미국 시라큐스대에서 처음 열린 세계대회인 유니사이클컨벤션(UNICON)은 올해 11회째를 맞아 7월25일부터 미국 워싱턴주 스노퀄미밸리에서 9일동안 진행된다.

100m부터 1600m까지의 레이싱은 물론 외발자전거 타고하는 농구와 하키종목도 있다.

뒤로 가는 외발자전거 레이스도 열린다. 10명 이상이 모여 매스게임하듯 군무를 펼치는 화려한 단체전이 최대 볼거리.

외발자전거 강국은 미국과 일본. 미국은 산악자전거(MTB)처럼 외발자전거로 산악을 누비는 일명 마운틴유니(MU)가 인기를 끌고 있다.

반면 63년부터 국가적으로 장려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동호인이 수십만명을 상회한다. 100m 레이스 남녀 세계기록보유자도 모두 일본인인 가토 유치로와 이치가와 유미토.

국내에서 외발자전거를 배울 수 있는 곳은 한국외발자전거동호회(CUC)가 유일하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외발자전거는 바퀴 지름이 16∼26인치로 초보자용 7만원부터 30만원까지 있다. 일본이나 미국산 전문가용의 경우는 30만∼100만원선.

전 창기자 jeon@donga.com

◇외발자전거 동호회 및 관련 주요 연락처

분류
이름
인터넷 사이트
전화 및 비고
국내 동호회
외발자전거동호회(카페)
cafe.daum.net/unycycle
운영자 이용남 016-309-6043
외발자전거동호회
www.unycycle.or.kr
외발자전거판매
한강싸이클
www.hkcycle.co.kr
02-796-3627
자전거나라
www.bikenara.co.kr
02-715-5147
범서무역
02-354-0700
외국 주요사이트
세계연맹(IUF)
www.unicycling.org/iuf/
유니사이클페이지
www.unicycling.org
외발자전거 사이트링크
유니사이클닷컴
www.unicycle.com
최대온라인판매업체
미야타
www.mys-co.com
일본 미야타사 제품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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