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은 28일 박철순의 등번호를 영구결번하기로 하고 다음달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기아와의 홈 개막전에 앞서 영구결번식을 갖기로 했다. 박철순의 영구결번은 OB 김영신(54번), 해태 선동렬(18번), LG 김용수(41번)에 이은 프로야구 네 번째. 두산은 97년 박철순의 은퇴 이후 아무에게도 21번을 주지 않아 사실상 영구결번을 시켰지만 95년 선수단 집단이탈 사건 등으로 생긴 감정의 앙금을 말끔히 씻어내지는 못했던 상태. 하지만 뒤늦게나마 공식 영구결번을 하게 된 것은 누가 뭐래도 박철순이 두산과 팬을 대표하는 슈퍼스타라는데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이란 게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연세대를 졸업한 뒤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의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뛰다 82년 프로야구 출범과 함께 귀국한 박철순은 그해 불멸의 기록인 22연승을 올리며 원년 MVP로 등극했다. 이후 고질인 허리부상에도 만 41세까지 현역으로 뛰며 최고령 완봉승과 승리투수가 되는 등 팬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박철순은 “개인적으로 크나큰 영광이다. 이런 배려를 해준 강건구사장과 구단에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