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외국인 보유 주식 36.6%… 금감원 보고서

  • 입력 2002년 3월 29일 18시 27분


각국 증권거래소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의 시가총액 비중을 비교하면 한국이 미국의 3.0배, 일본의 1.6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은 95년 시가총액기준으로 11.9%에 불과하던 외국인 주식보유 비중이 2001년 말에는 36.6%로 증가했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보유비중이 높아지는 것은 증시에 새로운 자금이 유입됐다는 뜻으로 투자자와 상장기업 모두가 이득을 보게 되지만, 경제상황이 갑자기 나빠져 외국인이 일시에 떠나면 한 나라의 경제가 마비되는 이중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이 조사한 ‘선진국 증권시장의 외국인 주식보유현황’에 따르면 2000년 기준으로 각국의 증권거래소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의 시가총액 비중은 한국이 30.2%, 일본 18.8%, 미국이 10.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98년 14.1%이던 외국인 주식보유 비중이 99년에는 18.6%, 2000년에는 18.8%로 소폭 증가했다. 미국은 같은 기간에 7.6%에서 10.1%로 증가했다.

각국의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주식보유 비중이 늘어나는 것은 금융세계화의 영향이지만 한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영향력 증대는 비슷한 사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빠른 속도. 외국인투자가 급속히 늘어난 것은 그만큼 우리 경제 및 기업의 대외 신인도가 높아졌다는 뜻이다.

증권연구원의 노희진 박사는 “외국인 보유비중이 늘어나면서 증시가 국제규범에 접근하고 외국인이 증시를 떠받치는 건전한 세력으로 등장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많았다”며 “그러나 국내증시가 지나치게 미국 증시에 동조화되고 외국인이 월등한 수익을 올리는 등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노 박사는 또 “외국자금이 증시에서 한꺼번에 빠져나갈 때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으므로 항상 건전하고 건강한 경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금감원은 영국 독일 홍콩 등과 비교할 때 이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비중이 한국보다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국제증권거래소연맹이 99년 밝힌 각국의 증권거래소에서 전체 주식 중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 수의 비중을 비교한 자료에 따르면 영국 29.3%, 독일 15.6%, 한국 12.3%, 미국 6.4%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일 3국과 달리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는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시가총액 비중을 발표하지 않고 있어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 수로 비교할 수밖에 없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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