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월드컵 경기장인 문수축구경기장의 애칭으로 ‘빅 크라운’을 제안해 채택된 울산 옥현중 1년 김벼리군(15·울산 남구 무거동).
김군은 부모들과 함께 집에서 걸어서 20분 거리인 문수구장을 산책하거나 롤러블레이드를 타고 놀다 밤에 조명이 밝혀진 문수구장을 보고 신라왕관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울산시가 지난해 10월 애칭을 공모하자 ‘빅 크라운’을 제안해 당선됐다.
김군은 자신이 제안한 문수구장 애칭이 전 세계에 알려지는데 대한 자부심만큼이나 문수구장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특히 주말에 시민들이 문수구장 주변에 음식 쓰레기 등을 마구 버리는 것을 볼 때 ‘이 같은 시민정신으로 세계가 주목하는 월드컵 대회를 잘 치를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어요.”
김군의 어머니 남은옥(41)씨는 “벼리가 문수구장 주변에서 놀다 쓰레기가 버려져 있으면 반드시 주워 쓰레기통에 버린다”고 말했다.
김군의 ‘월드컵 사랑’은 이것뿐만 아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인 지난해 전교학생회장을 맡기도 한 김군은 문수구장으로 통하는 학교앞 도로에 횡단보도가 없어 사고가 종종 발생하는 것을 보고 전교생을 대표해 울산시 인터넷 홈페이지 ‘시장에게 바란다’코너에 횡단보도 설치를 건의했다. “월드컵 대회를 보러온 외국인이 무단횡단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보면 울산을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라는 호소가 받아들여져 횡단보도가 설치됐다.
문수구장 애칭 공모 당선 선물로 받은 입장권으로 6월3일 브라질-터키간 경기를 부모들과 함께 관람하겠다는 김군.
“시민 모두가 질서 친절 청결운동을 펼치고 울산을 찾는 관광객을 당당하게 맞이하면 반드시 성공적인 월드컵이 되고 ‘빅 크라운’이란 문수구장의 애칭도 더 빛날 것이라고 생각해요.”
울산〓정재락기자 jr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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